2026년 5월 8일 (5)
바이오 생산공정 ‘특수성’ 인정한 법원…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파업 일부 ‘제동’

바이오 생산공정 ‘특수성’ 인정한 법원…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파업 일부 ‘제동’

공정 일부 작업에 한해 쟁의행의 제한
다음 달 1일 파업 예고…품질 리스크 우려

승인 2026-04-24 11:44:33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2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앞에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이 예고한 전면 파업에 법원이 일부 제동을 건 가운데 쟁의권을 무한정 보장하는 것이 아닌 상황에 따라 제한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유아람 부장판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를 상대로 낸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노조가 쟁의행위 기간 조합원이나 제3자에게 해동된 세포주의 변질 또는 부패 방지 작업을 중단하도록 지시하거나 관련 지침을 배포해선 안 된다고 판결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 가운데 일부 작업에 대해선 쟁의행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이 중단 지시를 금지한 작업은 △농축 및 버퍼 교환(UFDF) △원액 충전(DS Filling) △이와 연관된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항목이다. 다만 △플라스크 및 배양기 배양 △정제 및 바이러스 여과 등 초기 6개 공정에 대해선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재판부는 “적극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 활동에 해당한다”면서도 “단순히 중단 시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쟁의행위 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법원 결정과 관련해 인용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즉시항고를 제기했다. 회사 측은 인용되지 않은 공정에 대해서도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과 품질 리스크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생산 공정 특성상 일정 단계에서 작업이 중단될 경우 품질 리스크와 제품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정제하는 방식으로 생산돼 365일 24시간 연속 가동이 필요하다. 공정이 중단되거나 차질이 발생하면 수개월간 진행된 생산분이 한순간에 전량 폐기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판결에 대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법원이 일부 인정한 사례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이 규정한 ‘원료 또는 제품의 변질·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의 적용 가능성을 바이오산업에서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조항은 노조의 쟁의행위 기간에도 원료나 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막기 위한 작업은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또 쟁의권이 무제한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 방지 등 법에서 정한 예외적 상황에선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노조의 파업 동력은 일부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에서 노동조합법 제38조 2항 원료, 제품의 변질,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에 대해 법원의 인정을 받은 최초 사례”라며 “노조가 본인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생산 차질을 감수하면서까지 감행하려 했던 파업에 제동을 건 의미 있는 결정이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노조는 협상 타결 없이는 가처분 결과와 무관하게 파업을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박재성 노조 위원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제품화시키는 일부 공정에 한해서만 작업해야 한다는 판결이기에 파업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노조는 회사와의 입장차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1~5일 대규모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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