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8일 (5)
실적 방어해도 웃지 못하는 카드사…”규제 완화 필요”

실적 방어해도 웃지 못하는 카드사…”규제 완화 필요”

승인 2026-05-08 18:55:37
프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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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가 겉으로는 성장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결제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가맹점 수수료 규제와 조달비용 부담까지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들도 새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게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드사만 살리자는 얘기가 아니라 소비자 혜택과 금융 혁신을 이어가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드 7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하나·우리·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56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순익은 줄었지만 나머지 중위권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과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는 평가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비씨카드도 순익 증가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회사인 케이뱅크 영향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케이뱅크 기업가치 상승이 반영되면서 비씨카드 순익이 늘어난 바 있다.

결제액·카드론 늘어도 웃지 못하는 카드사들

외형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카드 승인금액은 32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었다. 카드론 수익도 2024년 5조9억원에서 2025년 5조3053억원으로 6.1%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 분위기는 밝지만은 않다. 승인금액 증가는 물가 상승 영향이 반영된 측면이 크고, 성장률 자체도 과거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처럼 카드 승인금액이 두 자릿수씩 뛰는 고성장세는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카드론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론 비중이 커질수록 건전성 부담이 커지고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신용등급이 흔들리면 카드채 금리가 오르고, 조달비용 부담도 함께 커진다.

결제 시장 주도권도 예전 같지 않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플랫폼 업체들이 결제와 송금, 멤버십 서비스를 묶어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어서다. 소비자들도 카드사 앱보다 플랫폼 안에서 결제하고 혜택을 이용하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흐름이 굳어질 경우 카드사는 단순 결제 기능만 맡고, 고객 데이터와 소비자 접점은 플랫폼 업체들이 가져가는 구조로 재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서지용 상명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김미현 기자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서지용 상명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김미현 기자

규제 완화 요구 커져…“레버리지 규제 완화, 플랫폼 사업 길도 열어줘야”

업계가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 결제 사업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한 만큼 카드사에도 투자와 사업 확장을 위한 여유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금 같은 구조가 이어질 경우 카드사들이 결국 비용 절감 중심 경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고, 이는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이자 할부 축소 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개선 과제로 레버리지 규제를 꼽는다. 레버리지 배율은 카드사가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자산을 늘릴 수 있는지를 제한하는 규제다. 쉽게 말해 카드사 몸집을 제한하는 장치다. 현재 카드사는 자기자본의 8배까지만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 다만 배당 규정 등의 영향까지 감안하면 실제 현장에서는 7배 안팎 수준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주요 카드사들이 통상 15~20배 수준의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점과 비교하면 국내 규제가 상대적으로 경직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이 규제가 조달비용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카드사는 은행처럼 예금을 받을 수 없어 카드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그런데 레버리지 한도에 가까워질수록 시장에서는 “추가 조달 여력이 줄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결국 카드채 금리가 오르고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 카드사들이 장기 투자보다 단기 수익 사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달비용과 생산적 금융 기능을 고려해 레버리지 규제를 보다 유연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규제 체계가 카드사별 사업 구조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론 비중과 조달 구조, 자본력, 수익 구조가 서로 다른데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해외 주요 카드사들은 은행지주 체계 안에서 통합 자본규제를 적용받거나 카드업 특성에 맞춘 규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비금융 플랫폼 사업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채상미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규제가 카드사의 플랫폼·비금융 사업 확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플랫폼 사업 허용 범위를 넓히되, 건전성 기준과 내부통제 장치는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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