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4월 초만 해도 민생과 지역 공약 중심 행보를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1호 공약 발표 직후 장동혁 대표가 8박10일 미국행을 택하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방미를 고리로 정부·여당을 향한 ‘친중·친북’ 공세가 이어졌다. 결국 정책 메시지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지난달 지방선거 공약을 19호까지 내놓으며 지역 현안과 생활 밀착형 의제를 부각하는 듯했다. 그러나 ‘조작기소 특검법’ 추진 이후 보수층 결집 조짐이 나타나자 ‘내란 심판’을 꺼내 들었다. 정치권은 또다시 가장 쉬운 길을 택했다.
기시감도 짙다. ‘내란 심판’과 ‘방탄 독재’ 구도는 지난해 제21대 대선 당시 여야가 취한 선거 전략이다. 1년이 지났지만 정치권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대선 2.0’을 치르고 있다. 반복되는 프레임 정치 속에서 유권자들의 피로감만 쌓여가고 있다.
물론 선거에서 프레임은 중요하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달라야 한다. 지역분권과 균형발전이 국가 생존 전략이 된 시대다. 수도권 일극체제와 지역 소멸, 저출산·고령화 같은 구조적 위기 속에서 지방선거는 국가 지속 가능성의 방향을 결정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지방선거마저 진영 대결 재방송으로 끝난다면 지방선거의 존재 이유가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다행인 점은 각 지역 후보들이 저마다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주일간 지방선거 르포 취재를 하며 시민들에게서 지역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읽을 수 있었다. 후보들 역시 누구보다 이를 가까이에서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지역 발전 전략과 정책 비전을 두고 경쟁할 시간이다. 중앙정치의 정쟁 프레임에 휩쓸릴 것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로 승부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정치권이 유권자에게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책임일 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