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9일 (6)
‘거위 배 가르자’는 노조…파업 리스크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가치 훼손 우려

‘거위 배 가르자’는 노조…파업 리스크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가치 훼손 우려

노조 강경 태도…평균 14% 임금 인상 등 요구
몇 달 새 주가 10% 급락…“재무 건전성 해쳐”
수주 경쟁력 리스크↑…“글로벌 위상 무너질 위기”

승인 2026-04-07 17:14:51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실보다는 당장의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한 노조의 무리한 행보가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사 갈등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노조 이슈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주주들의 피해도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7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30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입장문을 발표하며 사태 진화와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노조의 강경한 태도는 변함없는 분위기다.

생산 공정 특성상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회사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인천 송도 제2·3 바이오캠퍼스 건립과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공장 인수 등 총 15조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선제적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 78만5000리터(ℓ)를 확보하며 빠르게 실적이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 중에선 생산능력(케파)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미국 록빌 공장(6만ℓ)까지 합산하면 총 생산능력은 84만5000ℓ까지 증강될 전망이다. 지난해 인적 분할도 성공적으로 완수해 CDMO 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확립했다. 

문제는 자금 흐름이다. 대규모 시설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회사의 향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구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회사는 주주들에게 당장의 현금 배당 대신 대규모 투자를 통한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투자자들 역시 단기 배당보다는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작 내부 구성원인 노조는 회사가 처한 재무적 특수성은 외면한 채 평균 14%에 달하는 임금 인상과 전 직원 3000만원 격려금 지급, 3년간 자사주 배정 등의 무리한 요구안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노조는 성과에 걸맞은 보상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환율 상승 호재에도…노조 이슈에 주가 10% 급락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강경 투쟁 예고는 시장의 심리적 불안감을 자극하며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결제 대금의 대부분이 달러로 이루어지는 수출 기업의 특성상 최근과 같은 환율 상승 기조가 수익성 개선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중돌 전쟁의 여파도 있겠지만, 노조발 리스크가 기업의 펀더멘털을 압도할 만큼 치명적이라는 반증이다. 

실제 노사 임금협상이 시작된 지난해 2025년 12월23일 기준 171만8000원이던 주가는 노조의 요구안이 구체화되고 갈등이 표면화된 7일 현재 157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8%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한때 불과 몇 달 사이에 약 10% 급락하기도 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대규모 투자를 위해 주주들이 배당까지 양보한 상황에서 노조의 ‘성장 과실 독점’ 요구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해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꺾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CDMO 사업의 특성상 노사 갈등으로 인한 가동률 저하 우려는 글로벌 고객사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리스크”라며 “노조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영권 침해에 생산 중단 압박까지…K-바이오 ‘흔들’

노조는 임금 인상을 넘어 경영권의 고유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노조는 임원 임명 계획에 대한 사전 합의와 이사회 안건 사전 통보 등 인사·경영 전반에 개입하겠다는 요구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업계에 따르면 노조 내부에선 “파격적 인상이 없으면 생산 중단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식의 으름장까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CDMO 사업의 핵심이 ‘고객사와의 신뢰’와 ‘안정적인 공급 능력’임을 고려할 때 노조의 이러한 행태는 “스스로의 일터를 파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CDMO 시장은 현재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며 “주주들까지 배당을 포기하며 힘을 보태는 상황에서 노조가 ‘나 홀로 배 불리기’식 투쟁에 매몰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쌓아온 글로벌 위상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CDMO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내부 리스크가 수주 경쟁력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스위스 론자와의 선두 경쟁이 이어지는 와중에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고객사 신뢰 저하와 수주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세다. 일본 후지필름은 오는 2028년까지 70만ℓ 이상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중국 CL바이오로직스도 창립 5년여 만에 70만ℓ 규모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노조는 멈추지 않을 심산이다. 지난 1일 회사 측이 인천지방법원에 노조의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대해 노조는 ‘부당노동 행위’로 판단, 지난 6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 행위 구제 신청을 접수했다. 노조는 “사용자의 의견 표명에 대한 자유는 존재하나, 노동조합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해서 노조의 운영·활동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될 경우 부당노동 행위가 성립된다는 판례에 따라 사건을 접수했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