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이 47조원에 육박하며 국내 재계 인사 중 독보적인 1위를 굳혔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랠리로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삼성가(家) 전체의 지분가치는 1년 만에 약 75조원 불어났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의 전일 기준 보유 상장사 지분 평가액은 46조9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2025년 5월2일) 12조2019억원과 비교해 34조7251억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284.59%에 달한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전기 등 6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家 지분가치, 1년 새 75조↑
삼성가 주요 인사들의 지분가치도 일제히 급증했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19조4129억원(264.86% 증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8조4841억원(280.85% 증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17조1890억원(300.85% 증가)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가 4인의 지분가치 합계는 약 102조13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시총 1조달러’ 진입과 궤를 같이한다. 삼성전자는 전일 26만6000원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1543조원(약 1조달러)을 돌파하며 아시아 기업 중 TSMC에 이어 두 번째로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삼성물산도 같은 날 37만5500원으로 마감하며 역시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재용 회장의 지분가치 급등에는 올 초 홍라희 여사로부터 증여받은 삼성물산 지분(1.06%)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5.01%를 보유한 지주사 성격을 띠고 있어,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삼성물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 조정호 제치고 ‘톱5’ 진입
한미반도체를 이끄는 곽동신 회장의 약진도 눈에 띈다. 곽 회장의 지분가치는 12조6221억원으로 1년 새 403.39% 급증했다. 이로써 곽 회장은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10조9086억원)을 밀어내고 국내 주식부호 순위 5위에 등극했다. 1년 전만 해도 조정호 회장(11조9838억원)이 곽 회장(2조5074억원)을 압도했으나, 한미반도체와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엇갈리며 순위도 뒤바꼈다.
한미반도체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TC 본더 독점 공급 지위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에 핵심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HBM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한미반도체 주가는 1년 전 7만원대 부근에서 전일 39만4500원까지 5배 가량 뛰었다.
곽 회장의 10대·20대 자녀들은 각각 약 9700억원(지분율 2.55%)의 한미반도체 지분을 보유해 국내 10대·20대 주식부호 1위에 올랐다. 이들 역시 1년 새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지분가치가 400% 이상 급증했다.
반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조사 대상 15명 중 유일하게 지분가치가 감소(-8.97%)한 인사로 기록됐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5월 초 12만원 선에서 전날 11만원으로 하락했다.
박동석 산일전기 회장, 증가율 454.7%로 1위
상승률 기준으로 보면 중소·중견 기업가들의 기세가 더 매서웠다. 박동석 산일전기 회장은 지분가치가 1년 새 454.7% 증가하며 변동률 1위를 차지했고,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역시 453.8%의 높은 증가률로 뒤를 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분가치는 6조7489억원으로 294.71% 증가했다. SK 주가 상승에 힘입은 것으로, 최 회장은 SK 외에 3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그룹 시가총액 대비 개인 지분율이 낮아 절대 금액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9조8600억원(130.03% 증가), 정의선 회장은 8조5475억원(132.82% 증가)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주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현대차그룹 총수 일가의 자산도 불어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기업 오너들의 지분가치가 연쇄적으로 상승했다”며 “반도체 업황은 당분간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