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떨어져도 지금 한 약속(공약)은 지킬 기지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그 질문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서문시장에서였다. 순간 당황했다고 했다.
떨어지면 백수인데 무슨 수로 공약을 지키느냐고 되물었단다. 그런데도 그 시민은 다시 말했다. 그래도 좀 지켜달라고...
김 후보는 이 일화를 두고 “대구 시민들의 절박함”이라고 했다. 정치 성향보다 생존의 문제라는 해석이다.
그는 “대구 시민들이 보수 후보를 뽑아야 하나 고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구를 살릴 사람이 누구인지 묻고 있다”고 했다.
11일 오후 ‘김부겸의 희망캠프’에서 만난 김 후보는 의자에 깊숙이 기대지 못했다. 질문이 이어질수록 몸은 앞으로 기울었다.
산업, 신공항, 관광, 정치 현안까지. 답변은 명확하면서 분명했다. “정치 싸움보다 대구 경제”였다.
“보수 심장 지키려다 대구 심장 멈춘다…이제는 협치의 시간”
김 후보는 대구 민심의 밑바닥을 훑으며 목격한 장면을 가감 없이 전했다. 특히 서문시장에서 들은 한 상인의 일갈을 가슴에 새겼다. “보수의 심장을 지키려다 대구의 심장이 다 꺼져간다”는 말이었다.
그는 정치적 선동에 매몰된 대구의 현실을 꼬집었다.
“선거 때만 되면 절하고 살려달라 읍소하는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합니다. 잡은 고기 취급하며 아무것도 안 해주는 야당이나, 차별받는다고 욕만 하는 여당이나 대구의 몰락에 책임이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보수 심장’이라는 구호가 대구 시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대신 민주당 시장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손을 잡는 ‘대한민국 최초의 멋진 협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예산과 법률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여당 시장이라는 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AI 못 입히면 대구 제조업 무너져…정부 설득해 마중물 붓겠다”
김 후보는 대구 경제에 대해 “깔딱깔딱하는 수준”이라는 기업들의 절규를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1호 공약인 ‘대구 산업 대전환’을 위해 인공지능 전환(AX)을 정조준했다. 단순히 공무원이 책상에서 그린 그림이 아니라,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한 덩어리가 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겠다는 복안이다.
실례로 그는 수술용 미세 침을 만드는 ‘마카(가칭)’라는 업체를 언급했다. 150억원을 투자해 AI 공정을 도입한 결과 향후 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게 된 사례를 들며 정부의 ‘마중물’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60억원, 정부와 대구시가 90억원을 투자한 사례”라며 “이런 프로젝트를 대구 전통 제조업에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 유치 의지도 드러냈다.
김 후보는 “반도체는 전후방 연관 효과가 매우 큰 산업”이라며 “조만간 공약집에 담을 수준까지 여러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전력 문제를 언급하며 “대구는 인력 공급과 산업 분산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방문한 DGIST 사례를 언급하며 “교수들이 자신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기업별 공정·재고관리·제품 완성도까지 AI를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정부와 지방정부가 직접 지원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신공항은 국가 핵심 인프라…정부 지원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지역 최대 현안인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 왔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주민투표론에 선을 그었다.
다만, 현재의 ‘기부 대 양여’ 방식이 가진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가 먼저 부지 매입 등 마중물 예산을 투입하고 점진적으로 국가 지원 폭을 넓히는 ‘실질적 국가 사업화’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신공항은 단순 군공항 이전이 아니라 대구·경북 산업이 세계로 나가기 위한 핵심 인프라”라며 “국가 지원 폭을 점차 확대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공소취소 특검법’…“정치 싸움보다는 대구 미래 우선”
국민의힘 측이 연일 공세를 이어가는 ‘공소취소 특검법’ 논란에 대해 그는 “대구시장 선거를 정치 싸움으로 끌고 가지 말자”고 선을 그었다. “대구시장은 정부를 설득해 예산과 사업을 가져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정쟁에만 매달리면 누가 대구 미래를 책임지느냐”고 반문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총리 재임 당시 지역 현안 기여가 부족했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후보는 “총리 재임 시절 대구 국비 증가율이 평균 10%를 넘었다”며 코로나 초기 대구 지원 예산 확대, 황금동 고압선 지중화, 신매시장 공영주차장 조성, 수성파크골프장 조성 등을 자신의 성과로 제시했다.
“상품 김부겸, 제대로 한번 써먹어 보이소”
최근 여론조사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대구 정치 지형상 충분히 예상했던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히려 보수 결집이 일찍 나타난 덕분에 남은 기간 김부겸의 효용성을 시민들에게 설명할 시간이 생겼다”며 “아직 결심하지 않은 15~20% 유권자들에게 끝까지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일정을 재촉하는 참모들의 계속된 손짓에 김 후보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니(너)는 괜찮은데 정권은 혼 좀 내야겠다던 시민들의 말씀, 그 엄청난 좌절감을 딛고 다시 섰습니다. 이번엔 대구를 위해 저 김부겸이라는 상품을 한번 제대로 써먹어 보이소. 대구가 다시 팍 일어서는 계기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