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687억원으로 한 달 새 1조3556억원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가 37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상 최대치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개인 투자자의 ‘빚투’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빚투가 집중됐다. 지난달 29일 기준 두 종목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합산 7조794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2조5318억원)과 비교하면 3.1배(5조2623억원) 늘어난 규모다.
은행권 대출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6조9909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104조3413억원) 대비 2조6496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약 5년 1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이자 부담 탓에 대출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투자 수요와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맞물리며 이례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를 놓친다”는 포모(FOMO·놓칠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대출 확대를 자극한다는 설명이다.

시장금리는 이미 이를 선반영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연 4.16∼5.85%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 역시 연 4.53~7.13%로 상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약 두 달 새 상·하단이 각각 0.12%p 올랐다. 국고채·금융채 금리가 선제적으로 상승하면서 이를 기준으로 삼는 은행권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 압박을 받는 구조다. 기준금리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경우,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조정 시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진다. 반대매매 물량이 급증하면서 시장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빌린 자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담보로 잡힌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대량 매물이 쏟아질 경우 주가 급락과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역시 최근 70선을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다. 일반적으로 코스피 급락기에 뛰어오르지만, 상승장 국면에서 동반 상승할 경우 단기 과열과 투자 불안 심리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현재 증시 상승을 단순한 과열이나 버블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에서 “AI 중심의 자금 쏠림은 단순 테마 장세라기보다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자금 재배치 성격이 강하다”며 “글로벌 유동성과 기업 실적 개선 흐름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국내 증시의 우상향 추세를 훼손할 만한 요인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강세를 단순한 소수 업종 쏠림 현상의 결과로 간주할 것은 아니다”라며 “대형 반도체 기업이 실적 상향을 주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이외의 기업에서도 이익 추정치가 동반 상향되고 있다는 점은 버블 논쟁을 완화시키는 긍정적 요소”라고 덧붙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