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택한 일정은 남달랐다. 국회 한 회의실에서 열린 ‘꿈수저청년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행사장의 주인공은 정치인이 아니라 청년들이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꿈을 포기하지 않은 청년 16명이 장학생으로 선정됐고, 시민들은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으로 이들의 미래를 응원했다.
우 의장은 이 자리를 자신의 임기 마지막 공식 행사로 택했다. 그는 “오늘 여기 와 보니 그래도 세상이 아직 따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말에는 지난 2년의 시간이 응축돼 있다.
22대 국회 전반기는 한국 정치사에서 손꼽힐 만큼 격랑의 시간이었다. 극한 대치와 민생 위기, 그리고 비상계엄 사태까지 이어졌다. 우 의장은 연일 쏟아지는 충돌과 결단의 순간 한가운데 있었다. 실제로 그는 이날 “한 순간 한 순간이 버겁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가 마지막에 남긴 장면은 ‘권력’이 아니라 ‘연대’였다. 행사에서 우 의장은 “재벌이나 정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사람들이 서로 연대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의 수사(修辭: 말을 다듬고 꾸며서 표현함. 또는 그런 표현 방식)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이날만큼은 달랐다. 무대 주변에는 누군가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보탠 시민들이 있었고, 하루를 버티기 힘든 청년들이 있었다. 정치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우 의장이 청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그는 1만5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 현실에 대해 “절박한 청년들이 많다는 의미”라고 했다. 단순한 축하 인사가 아닌, 청년 세대의 불안과 고단함을 정치가 제대로 품고 있는지 되묻는 말처럼 들렸다.
사실 정치인의 퇴장은 마지막 장면으로 기억된다. 어떤 이는 권력 의지를 남기고, 어떤 이는 정파적 메시지를 남긴다. 그러나 우 의장의 일정에는 적어도 ‘사람’이 남아 있었다. 정치는 결국 사람 사는 문제라는,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잊히기 쉬운 원칙 말이다.
오늘 국회의장 임기는 끝난다. 그러나 마지막 일정으로 장학금 수여식을 함께한 모습만큼은 꽤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