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투자와 관련 로보틱스 분야를 주요 협력 대상으로 꼽으면서 국내 로봇 관련주들의 움직임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한국 내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과 운영 생태계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유망 업종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에서 로봇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지난달 말 29만3000원에서 2일 종가 기준 39만2500원으로 33.95% 급등했다. 같은 기간 두산로보틱스도 10만6500원에서 16만6700원으로 56.52% 뛰었다. 다른 로봇주인 로보스타와 유일보로틱스, 로보티즈도 각각 68.93%, 28.30%, 24.42% 오른 15만8800원, 10만8800원, 40만5000원에 장을 종료했다.
이같은 급등세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좌우하는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이 한국 로보틱스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젠슨 황 CEO는 지난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스 나잇’ 행사에서 “한국은 엔비디아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반도체와 과학, 로보틱스, 인공지능(AI) 팩토리 등을 비롯해 함께해야 할 일이 많다.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로보틱스다. 엔비디아가 한국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발언은 엔비디아가 한국을 피지컬 AI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한 신호로 풀이된다. 현재 엔비디아는 국내 주요 기업들과 반도체와 로봇 플랫폼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반도체·제조 역량을 결합하는 형태의 협력 모델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향후 AI 사업 가속화에 국내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중대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젠슨 황 CEO는 오는 5일쯤 한국을 방문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회동을 진행한 뒤 간담회 등 주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이른바 ‘깐부 회동’에 이어 이번 방문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CEO는 GTC 타이베이 2026과 컴퓨텍스 2026 일정을 마친 뒤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알려진 회동 상대를 고려하면 물리적 데이터 확보를 위한 피지컬 AI 생태계 확대와 메모리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 AI 인프라 핵심 부품의 선제적인 공급 안정성 확보라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지난해 10월 APEC 방문 이후 별다른 외부 명분 없이 순수 사업 목적으로만 7개월 만에 다시 찾는다는 점은 엔비디아의 한국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LG그룹과의 회동이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의 신호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LG전자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연내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츄에이터 양산체제 구축, 내년 클로이드 개념검증(PoC) 등의 계획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PoC를 올 상반기로 계획을 앞당긴 점에서 적극적으로 로봇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게 투자업계 측 진단이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쿨링 사업의 신규수주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관련 협업을 논의하는 등 관련 사업 본격화에 따른 모멘텀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LG전자와 함께 높은 상승세를 보인 두산로보틱스도 산업용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에서 수혜주로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개발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메디슨 황 엔비디아 마케팅 수석이 두산로보틱스를 방문했고, 이후 휴머노이드 개발 과정의 협력 내용이 시장에 알려졌다”며 “휴머노이드 개발에 수반되는 비용을 감당할 대형 업체인 점, 그룹사 등 휴머노이드를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한 점에서 향후 국내 로보틱스 섹터 내 존재감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로봇주가 향후 성장 기대치에 쏠린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업종 초호황기를 맞이해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반도체주와 달리, 호실적 흐름이 아직 관측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로봇주는 성장 기대감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선보이다 하락세로 전환한 사례가 빈번했다. 글로벌 경기 흐름 변화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성장주의 특성 때문이다”며 “현재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 장세를 보이는 점에서도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