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4일 (4)
초기업 줄고, 2·3노조 늘고…삼성전자 내년 임단협 셈법 벌써 ‘복잡’

초기업 줄고, 2·3노조 늘고…삼성전자 내년 임단협 셈법 벌써 ‘복잡’

승인 2026-05-29 17:03:37
삼성전자 서초사옥. 박효상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박효상 기자
삼성전자 노조 판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에서는 조합원 이탈이 가속화되는 반면, 제2·3노조들은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초기업노조의 세력이 약화될 경우, 오는 2027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29일 오후 2시 기준 조합원 수는 6만700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9일 7만6270명에서 한 달만에 9263명이 줄었다.

제2·3노조 조합원은 늘어나고 있다. 제2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29일 오전 10시 기준 2만604명이다. 전삼노 조합원은 지난 21일 기준 1만6286명이었으나 4318명 늘었다. 제3노조인 삼성전자노조 동행(동행)의 조합원은 29일 오후 1시 기준 1만8670명이다. 이달 초까지 조합원은 3000명 수준이었으나 1만5000명가량 크게 증가했다. 현재 전삼노와 동행의 조합원을 합산하면 3만9000여명으로, 초기업노조의 약 60%에 육박한다.

노조 판도가 변화하고 있는 이유로는 크게 2가지가 꼽힌다. 우선 DS(반도체)부문의 경우, 지난 27일 노사가 10년짜리 특별경영성과급 협약을 체결했다. 목표를 달성했기에 조합비를 내며 조합원 지위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성과급 격차에 따른 불만이 꼽힌다. 이번 노사 합의로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인당 최대 6억원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 반면 비메모리 사업부는 1억원대, DX(모바일·가전)부문은 600만원 수준에 그친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비메모리·DX부문 직원들이 초기업노조를 이탈해 DX부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전삼노·동행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삼성전자 노조원 4만명이 모여 성과급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삼성전자 노조 쟁의 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다. 남동균 기자
지난달 삼성전자 노조원 4만명이 모여 성과급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삼성전자 노조 쟁의 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다. 남동균 기자
이 같은 노조 판도 변화는 2027년 임단협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초기업노조의 조합원 수가 줄어들수록 과반 노조의 지위도 흔들리기 때문이다. 초기업노조는 지난달 고용노동부로부터 과반 노조 및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획득했다. 근로기준법상 과반 노조는 교섭 대표 노조 지위를 얻어 단체교섭권을 단독으로 갖는다. 전체 삼성전자 임직원의 과반 수준인 6만4500명 이상의 조합원 수를 지켜야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탈 추세가 이어지면 2027년 교섭 개시 시점에 과반 지위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과반 노조의 지위를 상실하면 교섭력 또한 약화될 수 밖에 없다.

DS와 DX부문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교섭 주체마저 다원화될 경우, 2027년 임단협은 올해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과반 노조 없이 공동교섭 대표단이 꾸려지면 부문별 요구안이 충돌하는 복잡한 교섭 테이블이 형성될 수 있다. DX부문이 결집,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도 있어 협상 난이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DS·DX부문이 사실상 별도 교섭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7년 삼성전자의 임단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앞서 임단협에서 DS부문 각 사업부 성과급 배분율이 핵심이었다면 향후에는 기업 전체 성과를 일정 비율로 공통 배분한 뒤 나머지를 사업부별로 나누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DS부문에서는 ‘뺏긴다’고 여길 수 있지만 대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이야기했다.

노노 또는 노사간 선제적인 대화도 촉구됐다. 이종선 한국고용노동교육원장은 “기업 내부에서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지속적인 대화 채널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며 “파업 보다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사회적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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