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4일 (4)
‘댄싱머신’ 강동원 “지인이 요새 돈 없냐고…5개월 노력 몰라도 돼” [쿠키인터뷰]

‘댄싱머신’ 강동원 “지인이 요새 돈 없냐고…5개월 노력 몰라도 돼” [쿠키인터뷰]

영화 ‘와일드 씽’ 주연 배우 강동원 인터뷰

승인 2026-05-31 06:00:03
강동원. AA그룹 제공
강동원. AA그룹 제공

“친한 형한테 문자가 왔어요. ‘뭐고, 니 요새 돈 없나’라고요(웃음). 그게 많은 걸 의미하는 것 같아요.” 영화 ‘와일드 씽’ 개봉을 앞둔 배우 강동원(45)이 시사 이후 주변 반응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그만큼 그의 변신은 파격적이었다. 얼굴 반쪽을 가리는 앞머리, 입었다기보다 덮었다는 표현이 적절한 상의, 바닥 청소를 겸하는 기장의 통바지, 여기에 고난도 헤드스핀까지. 누가 뭐래도 20년 전 ‘원 히트 원더’ 그룹 트라이앵글 리더 현우였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굉장히 만족스럽다. 마지막 무대쯤에는 진짜 잘하는구나 싶긴 했다”며 뿌듯함을 내비쳤다.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은 한때 가요계를 풍미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해체한 3인조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내용을 담은 코미디다. 극중 강동원이 연기한 현우는 ‘댄싱머신’으로 통했다. 설득력은 충분했다. 오히려 강동원의 댄스 실력은 몰입감을 더할 정도로 훌륭했다. 당연히 이 배경에는 그의 피땀눈물이 있다. “아예 베이스가 없는 운동을 시작한 느낌이었어요. 힙합은 기본적으로 비트 맞추는 게 낯설더라고요. 처음 동작을 배우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걸음걸이부터 배웠어요. 30분 동안 업다운 하면서 걷고 본격적인 안무 익히기에 들어갔죠. 그렇게 4시간 정도 연습했어요. 스웨그 있는 제스처에도 적응하는 데 한참 걸렸죠. 메소드 연기 안 믿는데 뭔 말인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힙합 옷을 입고 다녔어요. 그래야 문화가 이해될 것 같았어요.”

현우의 비주얼은 1세대 아이돌에게서 따왔다. 트라이앵글의 1집 스타일링이 당대 힙합풍이라면 2집은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풍겨 향수와 웃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강동원은 “제가 고등학교 때 TV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저희 영화가 코미디지만 마냥 웃기기보다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2집 무대는 살짝 과하다 싶긴 하지만 어렸을 땐 세기말 감성을 보고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거든요. 1집 같은 경우는 진짜 잘해야 했어요. 1집은 ‘너무 잘해서 웃기자’가 목표였어요. 춤선을 잘 살려서 당시 댄서였다가 가수로 데뷔하신 분들께 창피하지 말자는 것도 목표였고요. 관객이 봤을 때 ‘왜 잘하지? 왜 잘해서 웃기지?’ 같이 어이없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영화 ‘와일드 씽’ 현우(강동원) 스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와일드 씽’ 현우(강동원) 스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현우는 시대를 풍미할 뻔했으나 결국 잊힌 연예인이다. 그에게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한 번의 지방 무대가 너무 간절하다. 데뷔 이래 화제성을 놓쳐본 적이 없는 스타 강동원과는 굉장히 다른 삶을 산 인물이다. 캐릭터가 공감은 됐을지 궁금한 이유다. “제가 우상향하긴 했지만 저도 그 안에서 왔다 갔다는 했죠. 저는 처음부터 언젠가 잊힐 거라고 생각하고 활동하는 사람이긴 해요. ‘늑대의 유혹’ 잘 됐을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제가) 오래 가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언젠가는 잊히는 거죠. 일이 점점 줄어들 수도 있는 거고. 사실 당연히 그런 날은 올 테고요.”

모든 판단 기준이 명확해 보였다. 스스로 자신을 바라볼 때나 대중이 자신을 평가할 때나 어떤 방향이어도 깔끔하다는 인상이었다. 그래서인지 답변도 시원시원했다. 데뷔한 지 23년을 넘긴 관록의 배우다웠다. 강동원은 “저에 대한 호불호가 있겠지만 불호가 아주 많지 않았으면 하고, 없는 편이라고 믿고 싶기도 하고…. 문제 일으키지 않고 자기 할 일 열심히 한다”며 웃었다. “제가 할 일이 정확하면 무조건 뛰어드는 스타일이에요. 그렇다고 제 노력을 굳이 아실 필요 없어요. 왜 몰라줄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죠. 그런데 제가 5개월 동안 춤 연습하고 헤드스핀 돈 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얘는 태어날 때부터 헤드스핀을 잘했구나’라고 생각하셔도 상관없어요(웃음). 작품으로 보시는 결과가 중요하죠.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얘기가 나오는 게 다행입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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