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부 고위당국자가 14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이외에 다른 주체에 의한 공격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며 “(나무호) 근처에 해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나무호 공격 주체로 언급되어 온 이란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아왔다.
이 당국자는 “거듭 강조하지만 정확한 증거 없이 공격 주체를 ‘이란’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증거를 제시하면 어떤 형태로든지 어떤 형태로든 이란 측의 적절한 반응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시에 “(최종 조사 결과 공격 주체가 확인되면) 응분의 외교적 공세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나무호 선체에서 발견된 비행체 엔진 잔해와 파편 등을 국내로 반입해 정밀 분석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잔해는 두바이 총영사관에서 주아랍에미리트(UAE) 대사관으로 옮겨졌으며, UAE 정부와 협의를 거쳐 최대한 신속히 한국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당국자는 “잔해가 국내로 들어오면 국방부에 있는 조사전문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라며 “국방부에서 기술분석팀을 파견했다. 이들이 정황을 포함한 여러 사실을 밝혀낼 것이다. 그 결과를 국민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관련 조사를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속 전문가 등 기술분석팀 10여명을 전날 두바이로 급파했다. 이들은 나무호 선박과 선박 잔해, 나무호 피격 현장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또 조현 외교부 장관이 전날 “이란만 해도 여러 주체가 있을 수 있다”고 이란 민병대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당국자는 “이란에는 민병대가 없다”고 바로잡았다. 그러면서 “이란 혁명수비대뿐만 아니라 이란 해군이나 테러리스트 등을 모두 대상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라며 “구체적인 조사를 거쳐 주체를 특정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 내에서 이어지고 있는 상선 공격의 연장선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중동 전쟁 이후 해당 해역에서 발생한 유사 공격은 나무호 사건을 포함해 33건에 달한다. 당국자는 “외교부는 다른 나라 선박 공격 사례들을 조사하고 점검 중”이라며 “타국의 대응도 함께 참고차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 선박이 공격받은 다른 피해국들의 경우 프랑스는 자국 선원이 해당 선박에 탑승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프랑스를 겨냥한 공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은 공격 배후를 특정하지 않은 채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수준에 그쳤다. 반면 인도는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태국 역시 이란 대사를 초치해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정부는 이러한 해외 사례들을 참고하면서, 외교적 항의 수단과 더불어 한국 선박과 선원의 안전, 호르무즈 해협 주변 안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 수위를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나무호 CCTV 영상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선주 측이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저도 아직 보지 못했다”면서도 “조사 과정에서 선주를 설득해서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나무호를 포함한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