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4일 (4)
“엔진 정비도 돈 된다”…대한항공, 자체 처리 넘어 ‘외부 수익’ 노린다 [현장+]

“엔진 정비도 돈 된다”…대한항공, 자체 처리 넘어 ‘외부 수익’ 노린다 [현장+]

엔진 정비 연 116대→2030년 500대…제3자 수주 60% 확대 목표
제2 엔진 테스트 셀 공개…신형 엔진 대응 인프라 강화
대한항공 조종사, 통합 대비 공동훈련도 본격화

승인 2026-04-16 09:00:04
대한항공이 소유한 영종도 운북지구 엔진 테스트 셀(ETC)의 모습. 김수지 기자 

대한항공이 엔진 정비를 자체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외부 물량까지 확대하며 수익화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엔진 정비 시설과 조종사 훈련 등 핵심 시설을 공개했다. 

대한항공은 15일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의 제2 엔진 테스트 셀(ETC)과 운항훈련센터를 기자단에 공개했다. 겉으로는 안전 운항 핵심 시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엔진 정비 사업(MRO) 확대와 통합 이후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겨냥한 곳이다. 

김광은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장은 “현재 6개 엔진 타입에 대해 연간 116대 수준의 정비를 수행하고 있다”며 “2030년에는 12개 엔진 타입, 50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엔진 정비 매출은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2030년에는 5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한항공 엔진 정비는 자사 물량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외부 수주 비중을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현재 약 20% 수준인 제3자 물량을 2030년에는 60%까지 확대해 글로벌 항공사와 리스사 물량까지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엔진 정비 수요 늘었다…“시장 환경이 기회”

김광은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장이 MRO 사업 확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수지 기자 

엔진 정비 확대 배경에는 시장 변화도 있다. 항공기 공급망 차질로 신형 기재 도입이 지연되면서 노후 항공기 운용 기간이 길어졌고, 이에 따라 엔진 정비 수요도 늘고 있다. 김 상무는 “과거에는 엔진 정비부터 테스트까지 약 90일이 소요됐다면 최근에는 부품 수급 문제로 150~180일까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정비 수요는 증가하는데 시설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제2 엔진 테스트 셀은 정비를 마친 엔진의 최종 성능을 검증하는 시설이다. 실제 비행과 유사한 환경에서 엔진을 가동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마지막 관문’ 역할을 한다.

대한항공은 기존 제1 ETC에 이어 지난해 제2 ETC를 추가 구축했다. 제1 ETC가 초대형 엔진 시험에 특화됐다면, 제2 ETC는 최대 6만2000파운드급 차세대 엔진 테스트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에어버스 A321neo에 장착되는 프랫앤휘트니(PW) PW1100G 엔진 시험을 주력으로 수행하며, 통합 이후 다양해질 엔진 기종에 대응하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엔진 제작사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PW, GE에어로스페이스, 롤스로이스 등 주요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정비 물량 확보와 기술 축적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억’ 소리 나는 조종사 훈련? 

대한항공의 조종사들이 훈련하는 모의비행장치(FFS)의 모습. 김수지 기자

엔진 정비와 함께 공개된 운항훈련센터는 대한항공의 또 다른 경쟁력이다. 김강현 대한항공 운항훈련원장은 “현재 대한항공은 항공기 165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조종사는 3043명”이라며 “통합 이후에는 항공기 230여대, 조종사 4000명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운북지구 훈련센터에는 조종사 모의비행장치(FFS) 12대가 설치돼 있다. 이 장비는 실제 항공기와 거의 동일한 환경을 구현해 비정상 상황 대응 훈련에 활용된다. 김 원장은 “엔진 화재나 시스템 고장 같은 상황은 실제 비행기로 훈련할 수 없기 때문에 시뮬레이터가 필수”라며 “실제 항공기와 99% 수준까지 구현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도 직접 모의비행장치(FFS)에 올라 조종석을 체험했다. 김포공항을 배경으로 설정된 화면 속에서 부기장 자리에 앉자, 계기판과 각종 스위치, 조작 장치가 실제 항공기와 다르지 않은 형태로 구현돼 있었다.

작은 조작에도 기체가 반응하며 시야가 함께 움직였고, 활주로와 주변 지형도 실시간으로 변했다. 단순 체험 장비를 넘어 실제 비행 환경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점이 체감됐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이 장비를 활용해 엔진 이상이나 각종 비정상 상황을 반복적으로 훈련한다.

통합 이후를 대비한 공동훈련도 이미 시작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 훈련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며, 향후 훈련 체계 통합도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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