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2일 (2)
공수처, ‘박상용 검사 의혹’ 수사…‘법왜곡죄’ 시험대

공수처, ‘박상용 검사 의혹’ 수사…‘법왜곡죄’ 시험대

현직 검사 대상 적용 사례 주목…입증 난도·수사권 논란 변수
특검 이첩 여부도 변수…수사 주도권 향방 주목

승인 2026-04-08 06:00:05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진술 회유 및 위증 교사 의혹을 받는 박상용 검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수사는 신설된 ‘법왜곡죄’가 현직 검사에게 적용된 주요 사례로 평가되며, 창설 5주년을 맞은 공수처가 존립 근거를 입증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달 26일 박 검사 고발 사건을 배당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 공수처는 지휘부 재판과 내부 비위 논란이 이어지며 조직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재승 차장은 ‘채상병 사건’ 이첩 지연 관련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소속 수사관들이 포렌식 장비 입찰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의혹으로 고발되는 등 내부 기강 문제도 불거졌다.

출범 이후 기소 실적이 제한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공수처 무용론’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사건은 검사 수사 과정의 위법 여부를 다루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공수처 설립 취지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동운 공수처장. 쿠키뉴스 자료사진  

직권남용보다 높은 문턱…전문가들 “현실적 처리 회의적”

전문가들은 공수처의 의욕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소와 처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특히 고발장에 적시된 ‘법왜곡죄’가 기존의 직권남용죄보다 입증하기 까다롭다는 점이 핵심이다.

학계에서는 법왜곡죄를 직권남용이라는 일반 조항의 ‘특별 조항’ 성격으로 본다. 최호진 단국대 법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반 조항인 직권남용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안을, 구성요건조차 불명확한 특별 조항(법왜곡죄)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법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법왜곡죄를 시행 중인 독일 등 해외 사례를 봐도 적용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단순히 법을 잘못 해석한 수준이 아니라, 기존의 헌정 질서나 법 체계를 무너뜨릴 정도로 중대하고 심각한 왜곡 행위가 입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박 검사의 행위가 사법 판단을 받을 정도의 중대한 왜곡인지 증명하려면 강도 높은 수사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현재 공수처의 여건상 이를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사 이후의 ‘공소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실제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한 까닭이다.

최 교수는 “공수처가 기소 의견을 내더라도 검찰이 이를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공소를 유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결국 수사기관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사건을 캐비닛에 넣어두고 방치하는 ‘용두사미’식 결말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결국 현재의 일반적인 사법 시스템으로는 실체 규명에 한계가 있는 만큼, 국정조사를 확대하거나 이 사건만을 전담할 별도의 특검을 도입하는 등 정치적 해법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현재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잔여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특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다만 이날 특검은 관련 사안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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