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4일 (4)
항공료 역대 최고·기름값 폭등…5월 물가 26개월 만에 3.1%↑

항공료 역대 최고·기름값 폭등…5월 물가 26개월 만에 3.1%↑

석유류 물가 3년10개월만에 상승폭 최고치
국제항공료 역대 최고 상승률 기록

승인 2026-06-02 10:53:57

시민들이 한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시민들이 한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개월 만에 3.1%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5월 연휴 집중에 따른 여행·숙박 비용 급등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항공료 등이 크게 오르며 가계 부담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른 119.92(2020년=100)로 나타났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2024년 3월(3.1%)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번 달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두 가지”라며 “중동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이 지난달 21.9%에서 24.2%로 확대된 것이 첫 번째이고, 5월 연휴가 많아 여행 관련 개인서비스 가격이 뛴 것이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석유류가 24.2% 오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7월(35.2%)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휘발유와 경유도 각각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등유 역시 2023년 2월 이후 오름폭이 가장 컸다.

유가 상승 여파는 교통·운송 분야로도 번졌다.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 인상 영향으로 국제항공료는 33.5% 급등했다. 국제항공료 물가 상승률은 1995년 1월 관련 통계를 집계한 뒤 최고치다. 이 여파로 해외단체여행비도 26.3% 상승했다.

농축수산물도 2.2% 오르며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기저효과에 더해 최근 고온 현상으로 출하량이 줄었다는 것이 데이터처 설명이다. 농산물 물가는 여전히 하락세지만, 지난 4월(-5.2%)과 비교하면 하락 폭은 크게 줄었다. 축산물과 수산물 물가는 각각 5.8%, 5.0% 올랐다.

유가 충격으로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3%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지호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이날 오전 한국은행에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6월 물가상승률도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이어감에 따라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5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확대됐고, 국내외 항공료 등 여행 관련 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 가격도 높아짐에 따라 전월보다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생활물가 상승률도 3% 초중반까지 오르면서 소비 지출에서 필수재 비중이 큰 취약 계층의 생계비 부담이 커졌다”며 “유가 충격이 점차 여타 부문으로 파급됨에 따라 경계심을 갖고 물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월 13일부터 시행 중인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로 5월 물가 상승률을 0.6%p 억제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들이 없었다면 5월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랐을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5월 물가(3.1%)는 미국 4월 2.6%, 영국 4월 3.0%, 일본 4월 1.4%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다. OECD 4월 평균은 4.0%, EU 4월 평균은 3.2% 수준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중동전쟁 등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물가 안정 기조를 더욱 공고히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유류 가격 안정과 할당관세, 공급 확대 등과 함께 민생물가 TF를 통해 여름철 폭염·폭우에 대비한 농축수산물 선제적 수급관리 등 장바구니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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