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월 16일 출범한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범시도민 협의회(협의회)는 각 분야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 주체라는 명분과 달리 실질적인 회의나 의견 조율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협의회는) 의견 수렴을 위한 협의체 형태는 아니었다”며 “특별법 통과 이전에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구성한 홍보 성격의 단체”라고 밝혔다.
시도지사 약속 정면 배치…‘비공개 이중 구조’ 운영
강기정 광주시장은 협의회 발대식에서 “협의회를 중심으로 충분한 공론화와 합의를 거치겠다”고 공언했고, 김영록 전남지사 역시 “시도민의 뜻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의 발언은 행정 내부 기획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광주시는 500명 규모의 대형 협의회를 행사용으로 둔 채, 실제 주요 의사 결정은 양 시·도 대표 10여 명으로 구성한 별도의 ‘행정통합추진협의체’
에서만 진행하는 이중 구조를 취했다. 정작 공론화의 중심이 돼야 할 500명의 위원들은 실무 논의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철저히 배제됐다.
실제 협의회 명의의 활동은 위촉장 수여식과 특별법 통과 이후 열린 시도민 보고대회 등 단 두 차례의 행사가 전부였다. 위원들이 의제를 발굴하거나 정책에 반대 의견을 투영할 기회 역시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협의회에 참여한 한 위원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러 갔으나 단순 행사를 위한 인력 동원용 단체라는 느낌이 강했다”고 성토했다.

행정통합 추진 과정 자체의 졸속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 1월 2일 통합 선언부터 3월 1일 특별법 국회 통과까지 걸린 시간은 단 58일에 불과했다.
과거 청주·청원 통합이 20년의 숙의 기간을 거치고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된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민투표를 생략한 채 지방의회 의결로만 밀어붙인 점도 민주적 정당성 훼손의 핵심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월 통합 절차와 관련해 광주전남YMCA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주민투표 없는 행정통합은 공공성과 민주성 면에서 심각한 결함”이라며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통합준비 예산 573억 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공론화 논란에 이은 재정 지원 차질 논란까지 가중되는 양상이다.
광주시의회 관계자는 “대규모 기구를 급조해 시민 지지를 가장하는 방식은 구시대적 행정의 전형”이라며 “실질적인 소통 없는 통합은 지역 사회의 갈등만 키우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자체가 행정 편의를 위해 시민 참여를 요식 행위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통합 행정의 정당성을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