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8일 (5)
휴게소 수익 나눠 가진 도로공사 퇴직자단체…운영권 특혜 의혹까지

휴게소 수익 나눠 가진 도로공사 퇴직자단체…운영권 특혜 의혹까지

국토교통부, 도성회‧도로공사 감사결과 발표
도성회 자회사 배당금 회원 지급‧탈세 의혹
도로공사, 운영권 특혜‧입찰정보 유출 정황

승인 2026-05-07 15:03:56
한국도로공사.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한국도로공사 퇴직자단체인 ‘도성회’와 한국도로공사(도공)의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 실태를 감사한 결과, 비영리법인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 휴게소 운영과 특혜성 계약 의혹이 확인됐다. 

국토부는 지난 1월부터 도공과 도성회를 대상으로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 적정성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도공 퇴직자단체가 장기간 고속도로 휴게소를 사실상 운영해 왔다는 국회와 언론 등의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감사 범위에는 도성회의 비영리법인 운영 적정성‧도공과 도성회 자회사 간 휴게시설 입찰‧계약 과정의 특혜 여부 등이 포함됐다.

도성회는 1984년 설립된 도로공사 퇴직자단체로, 지난해 말 기준 도로공사 퇴직자 28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감사 결과 도성회는 설립 이후 40여년 동안 회원 친목 활동을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정관상 목적사업인 고속도로 건설기술 발전 기여 등 공익적 목적 사업 관련 활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가 문제로 본 것은 자회사를 통한 휴게소 운영 구조다. 도성회는 자회사 H&DE를 설립해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사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후 매년 자회사 수익금의 상당 부분을 배당받아 생일축하금과 경조금 등 명목으로 회원들에게 지급해 왔다.

최근 10년간 도성회가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연평균 8억8000만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약 4억원 가량은 생일축하금 등 회원 경조금으로 지급됐다. 도공 퇴직자가 납부한 회비는 전액 예금으로 적립하고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기준 적립된 예금은 약 25억원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구조가 비영리법인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비영리법인은 수익활동을 할 수 있지만, 해당 수익을 구성원에게 분배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도성회는 자회사 배당금을 회원들에게 지급해 왔고, 이 과정에서 과세 대상 소득을 비영리법인의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처리해 법인세 등을 탈루한 의혹도 확인됐다.

도성회가 자회사 H&DE를 사실상 지배한 정황도 감사에서 드러났다. H&DE 대표이사 등 임원 4명은 모두 도성회 회원으로 구성됐다. 도성회 사무총장은 H&DE 비상임이사와 고문 등을 겸직하며 연 4000만원 상당의 급여를 수령했다. 도성회는 단독 주주로서 H&DE의 수익금을 배당하고, 휴게시설 운영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에도 관여했다.

도공의 휴게시설 운영 관리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도공은 지난해 5월 창원방향 선산휴게소 등 노후 휴게시설 4곳을 민간이 공사비 등을 투자(최소 45억원)해 리모델링하는 대신 15년 간 운영하도록 하는 시범사업(혼합민자방식)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동일 휴게시설 내 휴게소와 주유소 운영사가 다르면 한 회사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도공은 기존 휴게시설 임대 운영권 입찰 때 동일 기업집단을 하나로 보고 계열사 중 1개사만 입찰하도록 해왔다. 그러나 휴게소‧주유소 운영사 일원화 과정에서는 같은 기업집단 내 계열사를 별도 기업으로 인정했다. 그 결과 도성회 기업집단에 주유소 운영권을 수의로 추가 부여하는 결과가 발생했다.

감사 과정에서 공기업 계약사무규칙상 필요한 재정경제부 장관 승인 절차가 이행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 국토부는 사업 타당성 연구용역 진행 상황, 입찰 일정과 가격 정보 등 휴게소 운영권 입찰 관련 정보가 도성회 측에 사전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막휴게소 운영 과정에서도 특헤 의혹이 제기됐다. 도공은 2015년 10월 서창방향 문막휴게소 운영을 직영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H&DE에 휴게소 내 편의점 등을 입찰 없이 임시 운영하도록 했다. 해당 운영은 2015년 1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6년6개월간 이어졌다.

이에 국토부는 도성회가 자회사를 통해 휴게시설 운영사업에 참여하고, 그 수익을 회원에게 분배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정관 개정 등 시정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회원 수익금 분배 과정에서 제기된 탈세 의혹은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도공에는 공기업 계약사무규칙 등 관련 절차를 위반한 혼합민자 시범사업에 대해서는 재정경제부의 승인 및 투자금액 확정 등 조치 이후에 사업을 추진하도록 시정을 요구하고 임의시공을 방치하는 등 사업관리를 부실하게 한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감사결과는 도공과 그 퇴직자, 휴게소 운영사 간에 수 십년간 고착화된 카르텔을 일소하고 고속도로 휴게소를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한 첫 걸음으로, 휴게시설 운영구조 개혁 작업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민재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