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항공운송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항공우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료비와 환율, 경기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항공업 특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주 기반 사업을 키우며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항공우주 사업이 단순 부가 영역이 아닌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사업 구조에서도 나타난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군용기 정비(MRO/U), 항공기 구조물 제작, 무인기 개발·생산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군용기사업 부문에서는 40여 년간 국군과 주한미군 항공기의 창정비와 성능개량을 수행했다.
항공기체사업 부문에서는 보잉과 에어버스 항공기의 날개와 동체 구조물을 설계·제작하고 있으며, 무인기 사업에서는 소형 드론부터 중고도 무인기까지 다양한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의 무인기 사업은 최근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양산 1호기를 출고하며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돌입했다. 해당 기체는 고도 10km 이상에서 비행하며 지상 목표를 감시·정찰할 수 있는 군용 무인기로, 향후 공군 전력에 투입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국내 무인기 사업이 개발 단계를 넘어 양산 단계로 진입한 상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우주 사업 확대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무인기사업 부문에서는 소형 드론부터 대형 정찰 무인기, 무인협동전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대형 무인기의 양산을 주력사업으로 진행 중”이라며 “무인기 개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핵심 기술 확보와 함께 해외 수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체 구조물 사업은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4년 보잉(해외 OEM)과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오는 2029년까지 공급 물량을 확보했다. 무인기사업 역시 양산과 후속 군수지원까지 확대되며 사업 기반을 넓히는 모습이다.
실제 매출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대한항공이 17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항공우주사업 매출은 지난 2022년 4910억원에서 2023년 5407억원, 2024년 5930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25년에는 7796억원까지 확대됐다. 이는 단순 정비 중심에서 구조물 제작과 무인기 개발 등으로 사업이 다변화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다만 기존 군용기 창정비 사업은 노후 기체 퇴역으로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성능개량 사업 확대와 해외 진출을 통해 이를 보완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대한항공의 사업 구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항공우주 사업부는 지난해 말 기준 약4조4000억원 규모의 수주잔고와 무인기 포트폴리오 확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 역시 “항공운송은 유가와 환율, 경기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방산과 MRO, 무인기 사업은 장기 계약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며 “대한항공이 무인기와 방산 영역까지 확대하는 것은 운송 중심에서 기술 기반 항공우주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려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인기, 군용기 개조, MRO 등 특정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