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5)
“아빠는 영웅” 완도 냉동창고 화재 순직 소방관 영결식 엄수

“아빠는 영웅” 완도 냉동창고 화재 순직 소방관 영결식 엄수

승인 2026-04-14 14:27:04
지난 12일,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냉동창고 화재 진압에 나섰다가 순직한 완도소방서 고(故) 박승원(44) 소방경과 해남소방서 고(故) 노태영(30) 소방교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완도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전남도지사장(葬)으로 치러졌다. 영결식장을 떠나는 운구행렬. /전남소방본부
지난 12일,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냉동창고 화재 진압에 나섰다가 순직한 완도소방서 고(故) 박승원(44) 소방경과 해남소방서 고(故) 노태영(30) 소방교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완도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전남도지사장(葬)으로 치러졌다.

유족과 동료 소방관, 정부‧정치권 인사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영결식에서 고인이 된 소방관들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유가족 대표로 추모사를 읽은 박 소방경의 큰아들은 “나의 자랑스러운 아빠는 영웅이다”며 “많이 의지했던 아빠가 앞으로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막막하다”고 울먹였다.

큰아들이 대신 읽은 추모사에서 박 소방경의 부인은 “조만간 예쁜 꽃 보러 가려고 했는데 지금 하얀 국화들 속에 꽃보다 예쁘게 웃고 있는 자기를 보고 있다”며, “하늘에서 우리 아이들 잘 자랄 수 있게 지켜봐 달라, 나중에 천국에서 보자”는 말로 그리움과 아쉬움을 전했다.

노 소방교의 동생은 “형을 이 자리에서 보게 될 줄 몰랐다. 1~2년 만인 것 같다”며 “나중에 만나게 되면 화마가 없는 시원한 곳에서 술 한 잔 기울였으면 좋겠다. 아프지 않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룡 소방청장이 대독한 조전(弔電·조의를 표하기 위해 보내는 전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박승원 소방경에게 “오직 생명을 지키겠다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거센 화마속으로 달려간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 노태영 소방교에게는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뜨거운 불길로 뛰어든 투철한 사명감과 헌신이 오늘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겠다”고 밝히고, 유족과 동료 소방관들을 위로했다.

박 소방경과 함께 근무했던 완도소방서 임동현 소방장은 추도사에서 “누군가는 두려움에 멈출 수밖에 없는 순간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자신의 위험을 뒤로 한 채 끝까지 현장을 지켰다”고 회고했다.

이어 “며칠 전까지 같은 공간에서 운동하며, 웃고 땀 흘리며 서로를 믿고 의지했던 동료를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당신이 지켜내고자 했던 그 자리에서 당신의 몫까지 함께 짊어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노 소방교와 함께 근무했던 해남소방서 임준혁 소방사는 “무엇보다 마음이 아픈 건, 형이 꿈꾸던 행복한 미래를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울먹였다.

“결혼을 앞두고 신혼여행지는 어디가 좋을지, 앞으로 어떻게 예쁘게 살지 고민하며 수줍게 웃던 형의 얼굴이 자꾸만 떠오른다. 그 행복한 고민들이 왜 이렇게 한순간에 멈춰버려야 하는지 세상이 원망스럽기만 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영결식을 마친 뒤에는 동료들의 배웅을 받으며 운구돼 대전 정수원으로 향했다. 고인들은 화장 절차를 거쳐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고(故) 박승원 소방경은 2007년 임용된 19년차 베테랑 구조대원으로 활동해 왔다. 유족으로 부인과 세 자녀를 두고 있다.

고(故) 노태영 소방교는 2022년 임용돼 현장 임무를 수행한 화재진압대원으로 올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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