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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공소 골목에서 플랫폼 격전지로…성수는 왜 ‘브랜드 실험실’이 됐나

철공소 골목에서 플랫폼 격전지로…성수는 왜 ‘브랜드 실험실’이 됐나

방문객 2600만명…무신사·올리브영이 패션·뷰티 거점으로
경험 설계에 집중…플랫폼 기업 오프라인 전략 성수에 집결

승인 2026-04-29 06:00:08 수정 2026-05-08 02:33:04
철공소 골목에서 플랫폼 격전지로…성수는 왜 ‘브랜드 실험실’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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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사 읽기 정보
분량 약 4분
취재방법 당사자 인터뷰, 기업 자료
주제 성수동이 브랜드의 오프라인 전략을 시험하는 플랫폼형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주의사항 상권의 변화는 유동 인구와 브랜드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하세요
관전포인트 성수동에 모여든 브랜드들이 팝업과 플래그십 매장을 연결해 어떻게 소비 경험을 이끌어내는지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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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소규모 제조업 공장들이 밀집했던 성수동은 어떻게 ‘핫플’로 변모했을까. 

성수동은 2016~2017년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증가를 계기로 카페 중심의 SNS 상권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8~2019년에는 디저트·카페·패션 쇼룸·편집숍이 결합된 복합 상권으로 확장됐다. 이후 2022년에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태그된 지역으로 꼽히며 소비와 체험이 결합된 ‘라이프스타일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성수는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성격이 달라졌다. 하루 평균 90개의 팝업이 열리고 닫히는 이곳은 단순한 유행 상권을 넘어, 브랜드가 소비자 반응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플랫폼형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뷰티 플랫폼들이 팝업 한 번으로 떠나는 대신 아예 뿌리를 내리는 방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성수가 단순히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 아니라, 자사 핵심 소비층이 집중된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성수동은 플랫폼 기업들의 오프라인 전략이 맞붙는 대표적인 각축장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경쟁은 공간의 상징성을 둘러싼 다툼에서도 드러난다. 성수역 역명병기를 두고 CJ올리브영과 무신사가 주도권을 주고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CJ올리브영은 2024년 8월 약 10억원을 제시하며 해당 권리를 낙찰받았지만, 약 3개월 뒤 계약을 반납하고 위약금 1억8000만원을 부담했다. 이후 공백이 생긴 권리는 재입찰을 거쳐 2025년 9월 무신사가 약 3억2929만2929원에 확보했다. 특히 무신사가 제시한 금액에는 자사 플랫폼 ‘29CM’를 연상시키는 숫자가 반영돼,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한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전경. 심하연 기자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전경. 심하연 기자

이처럼 상징성과 공간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실제 오프라인 확장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신사는 이러한 흐름을 가장 적극적으로 구체화하고 있는 사례로 꼽힌다. 2018년 본사를 성수로 이전하며 일찌감치 물리적 거점을 확보했고, 이후 스토어와 자체 브랜드 매장을 통해 접점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카테고리별 전문 매장과 대형 복합 공간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성수 일대를 오프라인 전략의 핵심 축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달 19일 슈즈 전문 매장 ‘무신사 킥스 성수’를 먼저 선보이며 신발 카테고리를 분리·강화한 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패션과 뷰티, F&B를 결합한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를 열었다. PB(자체 브랜드)와 편집숍 기능을 아우르는 기존 구조에 카테고리 전문 매장과 대형 복합 공간까지 더하면서, 의류를 넘어 신발과 화장품까지 전 영역을 포괄하는 오프라인 포트폴리오를 성수에 집약한 것이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는 2025년 6월 ‘이구홈 성수’를 오픈하며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영역까지 확장했다. 단순 매장 확대가 아니라 기능별 공간을 분화·연결해 성수 일대를 하나의 소비 동선으로 묶고, 브랜드 경험을 집적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온라인에서 출발한 플랫폼이 오프라인을 콘텐츠화하며 소비를 ‘구매’에서 ‘경험’으로 전환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뷰티 유통 채널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성수동을 체험형 뷰티 거점으로 재편하며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중심으로 공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N 성수’는 화장품 판매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상품과 체험 요소를 결합한 복합 매장으로, 특히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끌어내는 핵심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올리브영N성수 전경. 올리브영 제공
올리브영N성수 전경. 올리브영 제공

올리브영N성수 역시 매장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구성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방문 경험을 소비로 연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면서 K-뷰티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구매하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성수동은 카페와 디저트, 패션과 뷰티, 팝업과 전시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 소비 생태계’로 진화했다. 짧은 주기로 교체되는 팝업스토어가 지속적으로 방문 이유를 만들고, 디저트와 카페가 유입을 견인하며, 패션·뷰티 매장이 체류와 소비를 담당하는 구조다. 여기에 SNS를 통한 확산이 더해지면서 성수는 단순 상권을 넘어 브랜드와 콘텐츠가 순환하는 플랫폼형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성수동을 단순한 ‘핫플 상권’이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 전략이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수는 매장을 내는 곳이라기보다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를 설계하는지 시험하는 공간에 가깝다”며 “무신사와 올리브영처럼 카테고리를 나눠 공간을 구성하거나 체험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매장이 아니라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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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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