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5)
“비싼데 먹을 데가 없다”…길어진 정부청사 점심 줄 [쿡~세종]

“비싼데 먹을 데가 없다”…길어진 정부청사 점심 줄 [쿡~세종]

샌드위치·김밥 찾지만 혼밥 선택지 부족
5000~7000원대 구내식당에 공무원 몰려

승인 2026-05-23 07:00:03
기획예산처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위치한 정부세종청사 5동 구내식당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기획예산처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위치한 정부세종청사 5동 구내식당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약 2만명이 근무하고 있는 정부세종청사 점심시간이면 각 동 구내식당 앞에는 긴 줄이 반복된다. 주변 상권 물가 부담이 커진 데다 혼자 간단히 식사할 수 있는 음식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비싼데 먹을 곳도 마땅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21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토교통부 등이 위치한 정부세종청사 6동 구내식당에는 평소처럼 긴 줄이 이어졌다. 비 오는 날인데도 특식으로 나온 냉면을 먹기 위해 직원들이 몰렸다. 이런 풍경은 점심시간이면 거의 매일 반복된다.

정부세종청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구내식당을 찾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청사 주변 식당 가격 부담이 커진 데다 빠르게 혼밥할 수 있는 음식점 선택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젊은 직원들은 샌드위치 전문점이나 김밥집 등을 찾지만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는 “간단히 먹고 싶은 날이 많은데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결국 돌고 돌아 구내식당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보통 5000~7000원 수준이면 한끼 식사가 가능해 주변 상권보다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점심시간마다 각 동 구내식당에는 직원들이 몰리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재정경제부 등이 위치한 중앙동에는 분식 형태 음식점도 들어서 있다. 일부 직원들은 장부를 만들어 두고 정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긴 줄을 피해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낮 12시 이후 구내식당을 찾는 이른바 ‘혼밥족’도 적지 않다. 붐비는 시간을 피해 늦게 식사를 해결하거나 혼자 조용히 식사하려는 직원들이다.

공무원 B씨는 “돈만 비싸고 갈 데가 없다”며 “막상 가보면 대기 시간이 길거나 가격에 비해 맛이 기대만큼 못하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들은 차량을 이용해 나성동이나 도담동 등 상가 밀집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날에는 세종시 외곽까지 이동해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청사 주변 상권은 점심시간 공무원 수요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다. 하지만 업무가 끝난 뒤에는 유동인구가 급감하고 주말 상권도 약해, 음식점 입장에서는 특정 시간대 손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세종청사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는 “점심시간이 지나면 사람이 없다”면서 “짧은 시간에 손님을 많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종시에서는 높은 상가 분양가와 임대료 부담이 음식 가격과 상권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나성동 주요 상권에서는 20평대 상가 월세가 500만원을 넘는 매물도 나오고 있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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