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 위에서 기아의 첫 정통 픽업 ‘타스만’은 제 역할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높은 차고와 사륜구동, 험로 주행 기능을 갖춘 타스만으로 산길을 오르자 긴장감이 가득했던 풍경은 어느새 아늑하게 다가왔다. 궂은 날씨는 타스만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조건이 됐다.
기아는 20일부터 21일까지 1박 2일간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일대에서 ‘타스만 인텐시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센터 내 오프로드 코스와 비포장 시험로, 실제 산악 험로, 서해안 캠핑장 체험까지 이어지는 일정이다. 단순한 시승이 아니라 픽업트럭이 험로와 일상, 레저 상황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투입된 차량은 타스만 X-Pro 모델이다. 센터 내 오프로드 코스는 통나무, 범피, 측면 경사, 모래, 바위, 자갈, 진흙, 수로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은 비 때문에 일부 구간이 안전상 조정됐지만, 체감 난도는 낮지 않았다. 젖은 노면은 차의 움직임을 더 크게 만들었고, 바퀴가 뜨거나 미끄러질 수 있는 상황도 반복됐다. 그런 상황에서도 타스만은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여러 코스를 돌며 가장 자주 만졌던 기능은 터레인 모드였다. 타스만은 스노우, 머드, 샌드, 락 모드를 지원한다. 눈길처럼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휠 슬립을 최대한 억제하고, 진흙길에서는 더 큰 힘을 쓰도록 구동 로직이 바뀐다. 모래 노면에서는 바퀴가 파묻히지 않도록 탈출성을 높이고, 바위가 많은 지형에서는 4L 상태에서 락 모드를 활용해 저속 구동력을 끌어올린다.

그라운드 뷰 모니터도 험로에서 존재감이 컸다. 전방 카메라가 확보한 노면 정보를 바탕으로 차량 하부 쪽 상황을 화면에 보여주는 기능이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돌부리나 파인 노면을 확인할 수 있어, 차체가 높은 픽업을 처음 모는 운전자에게도 진입 경로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됐다.

자갈길 지나 산악 험로로…픽업의 본능을 확인하다
이후 차량은 실제 산악 험로를 향해 이동했다. 센터에서 캠핑장 인근까지는 편도 약 40㎞ 거리로, 약 50분가량 일반도로를 달리는 구간이다. 이 구간은 타스만이 단지 험로용 차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두툼한 타이어와 높은 차고를 가진 픽업임에도 공도 승차감은 예상보다 거칠지 않았다. 긴 차체와 프레임 바디 특유의 감각은 남아 있었지만, 일상 주행에서 부담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산악 험로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다시 바뀌었다. 비로 패인 배수로, 물이 고인 진흙길, 좁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졌다. 일반 승용차라면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이는 구간이었다. 인스트럭터는 무전으로 주행 방향과 기능 사용 시점을 안내했고, 참가자들은 머드 모드와 락 모드, DBC, 그라운드 뷰 모니터를 번갈아 활용하며 구간을 통과했다.

타스만 인텐시브의 마지막 축은 캠핑이다. 참가자들은 서해안 인근 오토캠핑장으로 이동해 1박을 보냈다. 오프로드 주행이 차량의 성능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면, 캠핑은 픽업의 활용성을 확인하는 시간에 가까웠다.

타스만은 설명하기 어려운 차다. 센터 안에서는 오프로드 기능을 드러냈고, 산악길에서는 실제 험로 대응력을 보여줬다. 공도에서는 장거리 이동 가능성을 확인시켰고, 캠핑장에서는 적재와 전원, 수납 기능이 레저 상황과 연결됐다.
무엇보다 이날의 비는 타스만에 불리한 조건이 아니었다. 오히려 젖은 모래와 진흙, 깊어진 물웅덩이가 이 차의 역할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