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6일 (6)
물꼬 튼 HMM 유조선… 호르무즈 갇힌 25척 ‘탈출 러시’ 이어질까

물꼬 튼 HMM 유조선… 호르무즈 갇힌 25척 ‘탈출 러시’ 이어질까

승인 2026-05-21 14:09:16
호르무즈 통과한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UNIVERSAL WINNER)호. 마린트래픽 캡처
호르무즈 통과한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UNIVERSAL WINNER)호. 마린트래픽 캡처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약 80일간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한국 국적 선박이 처음으로 억류 상태에서 벗어나 안전 지대에 진입했다. HMM 소속 초대형 유조선이 굳게 닫혀있던 바닷길의 물꼬를 트면서, 피격 피해를 본 ‘나무호’를 비롯해 여전히 해협 내에 남아 있는 우리 선박 25척과 151명 선원들의 추가 탈출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오전 7시 기준 해양수산부 집계에 따르면, 이번 유니버셜 위너호의 통과로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갇혀 있는 한국 국적 선박은 기존 26척에서 25척으로 줄어들었다. 국적 선박에 탑승 중인 한국인 선원 역시 125명에서 116명으로 9명 감소했으며, 외국 선박에 탑승한 35명을 더해 현재 총 151명의 우리 선원이 페르시아만 방향 해역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첫 통항 재개는 지난 18일 이란 당국이 주이란한국대사관을 통해 우리 선박 1척에 대한 통행을 허가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정부와 선사 간 협의를 거친 해당 유조선은 19일 새벽 카타르 인근 해역에서 운항을 시작했고, 20일 오전 호르무즈 해협 통과 항로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를 보냈다. 선박은 쿠웨이트산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다음 달 8일쯤 울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번 통과 과정에서 이란 측에 통행료 등 별도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유조선의 통과 사실을 공식화하며, 이번 성과가 외교장관 특사 파견과 4차례에 걸친 장관 간 통화 등 양국 관계를 꾸준히 관리해 온 외교적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유니버셜 위너호가 첫 통항 선박으로 선택된 데에는 한국인 선원의 탑승 비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해당 배에는 총 20명 이상의 승선원이 타고 있으며 그중 한국인이 약 10명에 달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인 선원이 많다는 점을 중심으로 이란 측과 집중적으로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관심은 해협 안쪽에 남아 있는 25척의 선박들이 언제쯤 추가로 탈출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말 전쟁 개시 이래 꽉 막혀 있던 호르무즈 해협의 문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남은 선박들의 탈출 러시도 이어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지난 4일 미확인 비행체의 공격을 받아 파손된 후 현재 수리 중인 HMM 소속 ‘나무호’ 역시 여전히 해협 내에 대기 중인 선박으로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이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지난 4일 나무호 피격 사건을 이란을 향한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삼아 남은 25척의 조기 탈출을 끌어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조 장관은 20일 국회에서 "모든 선박은 자유로운 통행을 해야 하며, 이것이 협상 수단이 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피격 사건을 통항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는 않겠다는 신중한 기류를 보였다.

우리 선박 25척과 151명의 선원 안전을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유 통항을 이끌어내기 위한 정부의 집중적인 외교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 프로필 사진
이수민 기자
지나치기 쉬운 틈새를 포착해, 넘치지 않는 문장으로 기록하겠습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