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의 첫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대(對)이란 군사작전 협력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양국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동맹 현대화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며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안규백 장관은 1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미 국방부 청사에서 헤그세스 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후 약 6개월 만의 국방장관 회담으로, 안 장관 취임 이후 첫 방미 일정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를 언급하며 “우리 동맹의 강인함은 중요하며, 우리는 우리 파트너들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국의 군사적 협력을 공개 요청한 셈이다.
미국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 일대 상선 보호를 위한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를 가동했다가 이란과의 종전 협상 가능성을 이유로 하루 만에 중단했다. 그러나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프로젝트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동맹국들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한국의 국방비 증액과 한반도 방어 주도 노력에 대해 “모든 미국 파트너들이 진정한 부담 분담을 실천하는 것은 지역 적대국 억제에 필수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안 장관은 “우리도 국방비 증액과 핵심 군사역량 확보를 통해 한국 주도의 한반도 방위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어려운 시기에도 변함없이 신뢰할 수 있는 바탕으로 함께해온 만큼 앞으로도 한목소리로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회담 후 공동보도문을 통해 전작권 전환과 동맹 현대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위협 억제와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작권 전환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현재는 2단계인 FOC 검증이 진행 중이다.
한국 정부는 2028년 전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4월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2029년 1분기를 언급해 양국 간 시각차가 드러난 상태다.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를 앞두고 양국이 일정 조율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담에서는 핵추진잠수함 건조 협력과 미국의 대북 정보공유 제한 문제 등 민감한 현안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최근 발생한 HMM 나무호 피격 사건도 대이란 공조 논의와 맞물려 주목된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조사 결과를 통해 지난 4일 오후 3시30분경(현지시간) 미상의 비행체 2기가 약 1분 간격으로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격 주체 특정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미국 측은 사실상 이란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사건 직후부터 이란 책임론을 제기하며 한국의 작전 동참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향후 비행체 잔해 분석 결과에 따라 한국 정부의 대응 수위 역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안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과의 회담 이후 미 해군장관 대행과 상원 군사위원장 등을 잇따라 만나 한미 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