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세계적인 혁신 기업과 풍부한 유동성을 갖춘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최근의 제도 개선은 한국 자본시장이 대형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선진 시장’으로 자리매김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Amundi)의 니콜라 시몽(Nicolas Simon) NH-아문디자산운용 부사장은 최근 쿠키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의 접근성 제고 노력을 이같이 평가했다.
아문디는 운용 자산(AUM) 규모가 약 2조3000억유로(약 3800조원)에 달하는 유럽 1위 자산운용사다. 니콜라 시몽 부사장은 2005년 아문디에 입사한 후 2015~2020년 아문디 인도지역 총괄을 거쳐 지난 2020년 7월부터 NH-아문디자산운용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시몽 부사장은 과거 외국인 투자자들이 느꼈던 국내증시의 실무적 제약 사항을 짚어냈다. 그는 “그간 외국인투자자등록(FIR) 제도나 경직된 계좌 구조, 짧은 역내 외환 거래시간 등이 글로벌 자산운용사에겐 운영상 복잡함으로 인식돼 왔다”며 “이로 인해 한국이 세계적 규모의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운영 측면에서는 신흥 시장(Emerging Market) 체계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FIR 폐지·통합계좌 확대 ‘의미 있는 진전’
하지만 2023년 외국인투자자등록제 폐지와 통합계좌(Omnibus Account) 활성화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시몽 부사장은 “외국인투자자등록제 폐지는 글로벌 표준 법인식별기호(LEI)를 활용해 거래할 수 있는 선진 시장 관행에 한국을 한층 가깝게 정렬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합계좌의 실무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제도 안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시몽 부사장은 “통합계좌 활용 확대 역시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 연기금, 국부펀드, 글로벌 수탁기관에 매우 중요한 의미”라며 “운영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체결 효율성을 높이며 행정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변화는 중앙 집중화된 매매·수탁 플랫폼을 통해 다국적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국제 운용사들에게 매우 큰 가치”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적극적인 개방 노력에 대해서도 합격점을 줬다. 시몽 부사장은 “역내 외환 거래시간을 유럽 및 미국 시장 시간대와 겹치도록 연장함으로써, 외국인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제기해 온 헤지 효율성 우려에 직접적으로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반도체와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핵심 산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NH-아문디자산운용은 반도체, AI 관련 기술, 배터리, 조선, 방산 등 한국의 첨단 제조업에 대한 국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확인하고 있다”며 “시장 인프라의 지속적인 개선은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장기 투자 참여 확대를 한층 더 뒷받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밸류업·영문공시·외환자유화·정책 지속성 필요”
다만, 진정한 선진 시장으로의 도약을 위해 넘어야 할 산도 명확히 지적했다. 시몽 부사장은 향후 개선이 필요한 최우선 과제로 ‘기업 거버넌스 및 주주환원 정책’을 꼽았다.
그는 “국제 투자자들은 자본 효율성, 배당 정책, 자사주 소각 관행, 소수주주 권익 보호에 점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매우 고무적인 변화”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보 접근성 격차 해소와 시장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제언도 덧붙였다. 시몽 부사장은 “중소형주 영역까지 폭넓고 신속한 영문 공시가 확대되어야 하며, 외환시장의 추가적인 자유화가 지속된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거래 유연성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제도 개선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시몽 부사장은 “아문디와 같은 대형 국제 자산운용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자본을 배분한다”면서 “이때 정책의 연속성은 투자자 신뢰를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했다.
시몽 부사장은 “종합적으로 볼 때, 한국은 이미 세계적 수준의 기업, 깊이 있는 산업적 전문성, 풍부한 시장 유동성, 그리고 정교한 국내 투자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며 “금융 인프라와 거버넌스 체계의 지속적인 현대화를 통해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자본시장 중 하나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