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장기화에 따른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가 1분기 긍정적인 래깅 효과(원유 매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차이로 발생하는 이익 또는 손해)로 소폭 반등세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중동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은 올해 전반에 걸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LG화학은 30일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매출 12조2468억원, 영업손실 4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은 2.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 6.2% 증가,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석유화학부문의 경우 매출 4조4723억원, 영업이익 164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날 차동석 CFO 사장은 “원재료 수급 불안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도 석유화학부문의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래깅 효과와 일회성 수익 인식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되고 전사 영업손실 규모는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실적을 발표한 한화솔루션 역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8820억원, 영업이익 9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4%, 205.5% 증가했다. 미국 태양광 시장 회복세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부문 반등뿐만 아니라, 케미칼 역시 영업이익 341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 3분기 이후 2년 반 만에 흑자전환했다.
다음 달 11일 실적을 발표하는 롯데케미칼의 경우 1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 1956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손실(1266억원) 대비로는 증가하겠으나,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이익 반영으로 전 분기(영업손실 4339억원) 대비로는 적자 폭을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자회사이자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정밀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3.9% 증가한 327억원을 기록하면서, 그룹 차원의 화학 계열사 분위기가 최악은 넘어섰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에선 이러한 래깅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즉, 지난해 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사둔 원료로 만든 제품을 1분기에 팔아 반등 효과를 봤지만, 2분기 또는 상반기 이후부터는 1분기 전쟁 여파로 급등한 가격에 원료를 사서 그 이후에 제품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향후 수요 등에 따라 이른바 ‘역래깅’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당초 예상 대비 장기화하면서 UAE(아랍에미리트)의 OPEC(석유수출국기구) 탈퇴 등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여전히 크게 웃돌아, 수익성이 하반기에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LG화학 분석 자료를 통해 “2분기 석유화학부문 수익성은 중동 사태 전개에 따라 변동폭이 크겠지만,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고가의 나프타 투입과 낮은 가동률로 높은 제품가에 따른 마진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1~2분기에 걸쳐 상승을 지속한 원료 가격에 대한 부담이 하반기부터 본격화해 이른바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종전 시기에 따른 유가 하락도 추가 역래깅을 유발할 수 있고, 중국의 증설 물량이 하반기 수익성을 재차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