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30일 1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메모리 초호황이 전례 없는 실적을 견인했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부진과 노조와의 성과급 갈등이 향후 변수가 될 수 있어 회사의 입장 발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특히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43조6011억원)을 단 한 분기 만에 추월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755% 급증했다. 세부 사업부의 실적은 30일 확정 실적과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세부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번 실적의 일등 공신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꼽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공격적으로 확대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3E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같은 호황이 구조적이라고 본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오는 2028년까지 메모리 시장이 ‘만성 공급 부족’ 상태일 것이라고 전망했고, 골드만삭스 역시 올해 D램 공급 부족률 전망치를 3.3%에서 4.9%로 상향 조정하며 “지난 15년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관전 포인트 ① : 파운드리 흑자전환 가능성과 2나노 로드맵
메모리 부문이 초호황인 것과 달리, 비메모리 부문인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S.LSI)는 여전히 적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이번 확정 실적 발표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부문의 연간 영업적자를 약 4조원 수준으로 추정하면서도, 적자 폭 축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율 문제와 주요 고객 확보 지연이 겹치며 단기간 내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파운드리 가동률이 80%를 넘어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 흑자 전환 목표 시기를 기존 2027년에서 2026년으로 1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고객 확보 문제로 적자가 장기화됐다는 점에서 이같은 목표가 실현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전환점에 섰다는 평가다.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테일러 팹 양산 일정 등 구체적인 로드맵이 공개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전 포인트 ② : ‘4만 결집’ 노조 총파업 예고, 회사 입장은
노조 변수도 이번 실적 발표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지난 23일에는 경기 평택 캠퍼스 일대에서 초기업노조를 중심으로 대규모 결의대회가 열렸다. 노조 추산 4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몰리며 사업장 주변 8차선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노조는 다음달 21일부터 오는 6월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노조의 핵심 요구는 두 가지다.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올해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을 300조원대로 가정하면 요구 규모는 45조원을 넘어선다.
양측의 교섭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에서도 성과급 지급과 배당, 추가 재원 마련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노사 모두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HBM4 양산이 한창 진행되는 시점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고객사와의 공급 신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HBM4는 고객사 맞춤형 설계 특성상 작은 생산 차질도 납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시장에서는 경영진이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노사 갈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할지, 또는 침묵할지를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노사 문제와 비메모리 부진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이라며 “노조 총파업이라는 돌발 변수,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AI 반도체 수출 규제 불확실성, 파운드리 수익성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한, 향후 시장 평가가 계속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