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1일 (1)
주사기 구하기 숨통 텄지만…병원가 불안은 여전

주사기 구하기 숨통 텄지만…병원가 불안은 여전

1~2개월 분 물량 확보 의료기관 늘어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변수

승인 2026-04-21 06:00:06
서울의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쿠키뉴스 자료사진

중동 전쟁 여파로 불거진 병원가 주사기 부족 사태가 최근 들어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다만 전쟁 장기화로 물류 차질이 재발할 경우, 공급난이 다시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국내 의료용품 업계는 원자재 수급에 차질을 겪었다. 이에 3월 중순부터 병원 현장에서는 수액팩과 약 포지 등 각종 소모품 부족 현상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품목으로는 주사기가 꼽혔다.

주사기 수급난이 특히 심각했던 배경에는 대체재 부재가 있다. 수액팩이나 약 포지는 종이·유리 등 다른 소재로 일부 대응할 수 있지만, 주사기는 사실상 마땅한 대안이 없다. 원자재 부족이 본격화한 이후 현장에서는 주사기 배송 지연과 가격 인상 등이 발생했다.

주사기 부족으로 환자 진료 차질 우려가 커지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주사기 제조업체를 찾아 생산 동향을 점검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일 주사기 생산량을 공개하고 있다. 정부는 범부처 대응팀도 꾸려 매점매석 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히며 공급 안정화에 나섰다.

이후 일선 의원가에 따르면 정부의 주사기 공급 안정화 대책 시행 이후 현장 상황은 일부 호전됐다. 공급난 속에서도 도매상들이 가격을 올리지 않았고, 의료기관들도 기존에 주문한 물량을 순차적으로 받으면서 부족 사태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산부인과 의사 A씨는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주사기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도매상을 통해 주문해도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월초 주문했던 주사기들이 최근 병원에 들어오고 있다”며 “가격 변동 없이 주문 물량을 받아 급한 상황은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말했다.

도매상을 통해 한 번에 1~2개월 사용 물량을 확보하는 병원 특성을 고려하면 오는 5~6월까지는 주사기 부족 사태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인터넷으로 소량 구매하는 의료기관은 공급 변동성에 더 취약할 수 있다.

A씨는 “병원들은 보통 최소 주문 금액 등을 고려해 1~2개월치 물품을 한 번에 주문한다”며 “주사기도 비슷한 방식으로 확보하고, 사용 기한도 짧지 않아 재고를 갖추면 당분간은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규모가 작거나 대형 도매상이 없는 지역 의원 가운데서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소량 구매하는 곳도 있다”며 “이들 상황은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주사기 부족 사태가 다소 잦아드는 모습이지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상황은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여름철 이후 늘어나는 예방접종 수요까지 겹치면 주사기 수급난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지금은 일시적으로 주사기 부족 사태가 잠잠해지는 모양새”라며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물류 공급이 더 어려워지면 상황이 4월 초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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