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5)
이동철 전 KB금융 부회장,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내정…당면 과제는

이동철 전 KB금융 부회장,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내정…당면 과제는

승인 2026-06-04 17:04:24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이동철(65)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에 내정됐다. 여신금융협회는 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동철 전 부회장을 협회장 최종 후보로 총회에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오는 16일 열리는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제14대 여신금융협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 후보자가 최종 선임되면 김덕수 전 회장에 이어 두 번째 KB국민카드 사장 출신 여신금융협회장이 된다. 임기는 17일부터 3년이다.

1961년생인 이동철 후보자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툴레인대 로스쿨(LL.M.)에서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상무, KB생명보험 경영기획본부 부사장, KB금융지주 전략총괄부사장(CSO), KB국민카드 대표이사, KB금융지주 부회장(글로벌·보험부문장·디지털·IT부문장) 등을 지냈다.

특히 KB국민카드 대표 시절 카드업 성장 정체에 대응해 사업 다각화와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다. 자동차 할부·리스와 중금리 대출 등 할부금융 사업을 확대해 수익원을 다변화했고,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과 종합금융플랫폼 ‘KB페이’ 출시를 주도했다. 태국 소비자금융시장 진출과 캄보디아 특수은행 인수 등 해외 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관료 아닌 민간 금융인 낙점…하반기 금융권 인선 가늠자

그동안 여신금융협회장은 금융당국이나 경제부처 출신,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가 맡는 것이 사실상 관행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2000년 선출된 유종섭 전 회장(전 외환신용카드 대표)과 협회장직이 상근직으로 전환된 2010년 이후 선출된 김덕수 전 회장을 제외하면 역대 여신협회장은 모두 관료 출신이었다.

다만 이번 인선 과정에서는 관료 출신 후보가 아예 이름을 올리지 않으면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에는 윤창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 등 정치권 인사와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대표 등 민간 금융권 출신 인사들이 포함됐다.

금융권은 이번 여신금융협회장 인선을 향후 금융협회와 금융 유관기관 수장 인선 방향을 가늠할 신호로 보고 있다. 최근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가 관료 출신 후보를 제치고 한국화재보험협회 차기 이사장 최종 후보로 추천된 데 이어 여신금융협회장에도 민간 금융권 출신 인사가 낙점되면서다.

이에 따라 연말 예정된 금융권 협회장 인선에서도 민간 출신 후보군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11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시작으로 12월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등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된다.

스테이블코인·업황 둔화…차기 협회장 앞 과제 산적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업황 둔화 등 여신업계를 둘러싼 현안이 쌓여 있는 만큼 차기 협회장의 역할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특히 카드업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와 빅테크·간편결제 사업자의 영향력 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급결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신용판매 수수료 중심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이른 만큼, 차기 협회장에게는 새로운 결제 환경에서 카드업계의 입지를 강화하고 부수업무 확대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 대응과 업권 의견 조율에 나서는 역할이 요구된다.

캐피탈업계 현안도 적지 않다. 리스·할부금융사의 렌탈 취급 규제를 소비자 선택권 확대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나온다. 신기술금융사가 투자목적회사(SPC) 설립 등을 통해 혁신기업에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지금 여신업계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역설적으로 오히려 해야 할 일이 많다고도 볼 수 있다”며 “외부 환경 변화 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이를 얼마나 잘 따라잡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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