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는 다음 달 1일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정책 가능성 모색에 관한 긴급 토론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회연대임금은 스웨덴의 ‘렌-마이드너 모델’을 원형으로 한다. 대기업 노조가 연대 차원에서 임금 인상 요구를 억제하는 대신 그 이익이 사회 전체에 돌아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사회연대임금에 대한 논의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7일 대기업 초과이윤의 재분배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김 장관은 “정부가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관여할 권한은 없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의 초과이익이 발생했다면 이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분배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날 향후 5년간 5조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성과급으로 인한 노사갈등을 마무리하며, 성과를 거둔 만큼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주요 투자처로는 2, 3차 중심의 중소 협력사 지원과 산업재해기금 조성, 취약계층과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포용적 금융 확대, AI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협력, 청소년 교육 등이 언급됐다.
그러나 재계의 분위기는 다소 냉랭하다. 현재 국내에서 초과이윤을 논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반도체 호황을 누리는 일부 기업에 한정돼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다수 기업은 수익성 확보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 부담도 안고 있다.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나눌 초과이윤 자체가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사회연대임금, 상생기금 등이 제도화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 투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기업들은 상생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는 만큼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 방식에 우려를 표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R&D와 성과급 등 초과이윤을 어떻게 쓸지는 기업이 판단할 문제”라며 “기업이 처한 상황이 각기 다른데 획일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웨덴 모델 적용의 한계를 짚었다. 한국과 스웨덴의 임금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렌-마이드너 모델의 핵심은 초과이익을 나누는 게 아니라 같은 일을 하면 어느 회사에 다니든 같은 임금을 받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과이익을 어떻게 나눌지 보다 임금과 고용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