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5)
카카오 노사 2차 조정마저 결렬…사상 첫 공동파업 가시화

카카오 노사 2차 조정마저 결렬…사상 첫 공동파업 가시화

성과급·RSU 산입 놓고 대치…공동체 전반 노사 갈등 확산
본사 2차 조정도 결렬…카카오페이 등 4개 계열사 이어 쟁의권 확보
“카톡 영향 제한적” 관측 속 AI 개발 일정 차질 우려도

승인 2026-05-27 23:42:12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가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우진 기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가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우진 기자
카카오 노사가 임금·단체협약 2차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창사이래 첫 파업의 ‘기로’에 섰다. 카카오 본사까지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와 함께 공동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 노사는 27일 오후 3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임금협상을 위한 2차 조정 회의를 열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 18일 1차 조정에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조정 기일을 연장했다.

이번 본사 조정 중지로 카카오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노조는 앞서 5개 법인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조정 절차까지 마무리되면서 노조는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됐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과 사측 관계자들이 27일 3시쯤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카카오 노사 2차 조정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조정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단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과 사측 관계자들이 27일 3시쯤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카카오 노사 2차 조정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조정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단

노조는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카카오 문제의 핵심은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입니다”라며 경영진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보상체계다. 노조는 회사가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직원 성과급 기준을 불투명하게 운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진에게는 수십억원대 보상이 지급된 반면, 직원에게는 납득하기 어려운 기준이 적용됐다는 불만이다.

특히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포함할지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갈렸다. 사측은 RSU를 보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RSU는 일정 기간 이후 지급 조건이 붙은 주식 보상인 만큼 현금 성과급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카카오의 조직 재편도 갈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취임 이후 계열사 정리와 사업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중심 사업 전환과 비용 효율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직원들 사이에서는 고용 불안과 보상 불만이 동시에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당장 카카오톡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은 낮지만, 연내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로드맵에는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다만 노조가 곧바로 전면 파업에 나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노조는 조합원 의견을 모아 구체적인 쟁의 방식과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임금 갈등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플랫폼 기업들이 AI 전환과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과 배분, 고용 안정, 책임경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 공동체의 첫 공동파업 여부가 IT업계 노사관계의 향방을 가를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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