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투지주는 현재 시장에 나온 예별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KDB생명보험 등을 두고 인수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보험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가리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투지주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내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시장에서는 한투지주가 올해 첫 인수자로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현재 시장에서는 롯데손보를 거래 성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매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장기보험 중심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기초 이익 체력이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인수 이후 기존 영업망을 곧바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 장기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641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CSM(보험계약마진)은 2조50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CSM은 보험사가 앞으로 거둘 미래 이익을 의미하는 핵심 수익성 지표다.
다만 부담도 만만치 않다. 롯데손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내년 도입 예정인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 비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인수 이후 최소 7000억원 규모의 증자가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매각 가격 역시 변수다. 최근 가격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원매자 기대 수준까지 내려올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KDB생명 또한 주요 매물로 꼽힌다.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은 지난달 KDB생명 지분 99.66%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일곱 번째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 올해 3분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약점으로 꼽히던 자본건전성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데 이어 올해 추가 자금 투입도 검토 중이다. 올해 1분기 자본총계는 48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마이너스(-)1349억원 규모의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KDB생명의 약점으로는 계약 포트폴리오의 질이 꼽힌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고 과거 고금리 확정형 계약 부담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은 과거 저축성 보험 비중이 높았던 탓에 계약의 질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예별손해보험 역시 인수 부담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별손보는 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해 설립한 가교보험사다. 현재 자기자본은 마이너스(-)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인수 이후 대규모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핵심 변수는 공적자금 지원 여부다. 금융당국은 부실금융기관 매각 과정에서 새로운 인수자가 결정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적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1조원 이상 규모의 지원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보험 본업의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MG손보의 장기보험 손해율은 90%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1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기보험은 만기가 길고 상품 구조가 복잡해 미래 손해율 예측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과거 중소형 보험사 인수 사례에서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실제 하나금융그룹 역시 중소형 보험사를 인수했지만 시장 내 존재감을 크게 확대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사 인수전에서는 금리 흐름도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고금리 시기에는 보험사 가치가 높아진다. 자산운용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이익 기대가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실적과 자본 여력이 충분한 지금이 오히려 인수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 몸값은 낮아질 수 있지만, 금융지주의 인수 여력도 함께 약해질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결국 보험산업을 어떻게 보느냐가 최종 선택을 가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단기 수익성보다 희소한 보험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장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 라이선스를 쉽게 내주지 않는 환경인 만큼 자본력이 있고 회사를 키울 역량이 있다면 충분히 검토할 만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