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5)
EGFR 변이 폐암 치료 지형 바꾼 ‘타그리소’…10년 성과 뒤엔 ‘급여 확대’ 과제

EGFR 변이 폐암 치료 지형 바꾼 ‘타그리소’…10년 성과 뒤엔 ‘급여 확대’ 과제

120개국 이상 단독요법 승인…NCCN ‘카테고리1’ 권고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 mOS 47.5개월
치료 옵션 제한되는 ‘뇌 전이’ 희망…CNS 재발 억제
수술 후 보조요법 ‘비급여’ 한계…“유연한 정책 필요”

승인 2026-05-19 13:58:10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타그리소 국내 허가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타그리소 국내 허가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국내 허가 10주년을 맞았다. 임상연구를 통해 장기 생존 가능성을 확인하며 환자들이 삶의 희망을 얻었지만, 수술 후 타그리소 보조요법은 허가 이후에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타그리소 국내 허가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타그리소는 EGFR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세대 표적 치료제다. 3세대 표적 치료제는 기존 1세대, 2세대 치료제를 투여 받다가 해당 약물에 내성이 발생하거나 부작용이 심한 경우 중요한 치료 대안으로 꼽힌다. 경구용 정제(40·80㎎)로 미국, 유럽연합, 중국, 일본 등 120개국 이상에서 단독요법으로 승인받았다.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항암화학 병용요법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EGFR 엑손 19 결손(Ex19del) 및 액손 21(L858R) 치환 변이 진행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 옵션으로 3세대 EGFR-TKI 가운데 유일하게 단독요법과 병용요법 모두 ‘카테고리1’과 ‘선호 요법’ 권고를 유지하고 있다.

적용 범위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2차 이상 치료 허가를 시작으로 1차 단독요법과 항암화학 병용요법, 1B-3A기 수술 후 보조요법, 절제 불가 국소진행성(3기)까지 지속 확대해왔다.

국내 환자들도 타그리소 치료로 삶의 희망을 얻었다. 타그리소는 ‘AURA3’ 연구를 기반으로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2차 이상 치료에 도입된 이후 ‘FLAURA’ 연구를 통해 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전체생존기간(OS) 및 무진행생존기간(PFS) 개선 결과를 확인하며 주요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장기 생존 가능성도 확인했다. ‘FLAURA2’ 연구에선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이 최종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47.5개월(95% CI 41.0-NC)을 기록하며 약 4년에 이르는 장기 생존 결과를 보였다.


타그리소 주요 임상 연구 데이터 인포그래픽.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타그리소 주요 임상 연구 데이터 인포그래픽.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재발 또는 사망 위험 감소 효과도 보였다. ‘ADAURA’ 연구의 전체 환자군(1B-3A기) 분석 결과 대조군 대비 타그리소의 재발 또는 사망 위험 가능성을 확인했다(HR 0.27; 95% CI, 0.21-0.34). 또 ‘LAURA’ 연구에선 절제 불가 국소진행성 환자에서 유의미한 PFS 연장 결과가 보고되며 치료 전략 확대 가능성을 보였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10년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환경은 타그리소의 적응증 확대로 변화해왔다”며 “FLAURA, FLAURA2, ADAURA, LAURA 등 주요 글로벌 임상 연구를 통해 축적된 결과들은 질병 단계와 환자 특성에 따른 치료 전략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폐암의 재발 양상인 뇌 전이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일부 연구에선 항암화학요법 대비 1세대 EGFR-TKI 치료군에서 뇌 전이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보고된 바 있다. 반면 타그리소는 뇌혈관장벽(BBB)을 효과적으로 통과하는 약제 특성을 바탕으로 중추신경계(CNS) 전이 재발을 억제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 실제 FLAURA2 연구에서 CNS 전이 환자에서 대조군 대비 OS 위험비(HR)는 0.77%(95% CI 0.52-0.99)로 일관된 임상적 결과가 확인됐다.

폐암은 다른 고형암에 비해 수술 후 재발 위험이 높지만, 국내에서 수술 후 타그리소 보조요법은 여전히 비급여로 남아 있다. 이 교수는 “과거 표적치료제는 주로 4기 전이성 폐암 환자를 중심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이제는 수술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초기 환자에서도 재발을 줄이고 생존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치료 전략이 확장되고 있다”며 “특히 수술 후 재발을 경험한 환자에게 다시 한 번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물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장기간 치료에 따른 부작용 관리, 환자별 최적 치료 선택 기준, 급여와 접근성 문제, 후속치료 전략 등이 계속 논의돼야 한다”면서 “특히 비급여 상황을 설명해야 할 때가 임상의로선 가장 괴로운 순간이다”라고 털어놨다. 가족이 환자의 병을 감당해야 하고, 가족 안에서 가능한 경제적 자원을 모두 끌어 모아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의료진의 고심도 깊어진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정책 담당자들은 의료진이 볼 수 없는 더 큰 그림과 또 다른 측면을 보겠지만, 환자를 진료하고 희망과 절망이 오가는 면담을 하는 순간들을 생각해 보면 효과가 분명한 약제들은 급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론 나라의 경제적 부담도 당연히 있을 테니 그런 부분들을 현명하게 잘 풀어갈 수 있는 방법들이 좀 더 유연하게 생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급여 환경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현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사업부 전무는 “하루빨리 이 상황에서 급여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충분히 동의한다”며 “항암제 사업부에선 타그리소의 급여 확대를 가장 우선순위 과제 중 하나로 보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정부와도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프로필 사진
신대현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