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5)
“7000억원 수혈에도”…푸본현대생명에 경고장 날린 신평사

“7000억원 수혈에도”…푸본현대생명에 경고장 날린 신평사

승인 2026-05-17 06:00:04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푸본현대생명이 지난해 7000억원 규모 자본 확충에도 신용평가사들의 경고를 피하지 못했다. 보험 본업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힘이 약한 데다 투자손익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3년 연속 적자로 자체 자본을 쌓는 속도도 더뎌지면서 자본 건전성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푸본현대생명의 무보증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보험금지급능력(IFSR) 등급 전망과 후순위사채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다만 신용등급 자체는 각각 ‘A+’, ‘A’를 유지했다.

신평사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문제는 수익성 부진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1187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340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이 더 커졌다. 3년 연속 적자다. 보험 본업 수익성도 약했지만 투자 부문 부진 영향이 더 컸다. 지난해 투자손익은 1488억원 적자를 냈다. 전년보다 1636억원 급감한 수치다. 외환 관련 손실과 수익증권 평가손실 등이 겹쳤다.

투자손익 따라 실적 출렁…“본업 이익 기반 약해”

시장에서는 푸본현대생명의 가장 큰 약점으로 ‘투자손익 의존형 구조’로 꼽는다. 보험 본업에서 안정적으로 돈을 벌기보다 투자 성과에 따라 회사 실적이 크게 달라진다는 뜻이다. 실제 2024년에는 투자손익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전체 적자 폭이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투자 부문이 악화하면서 실적도 빠르게 나빠졌다.

이런 구조가 나타나는 배경에는 보험 분야의 이익 기반이 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사는 보통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이익으로 투자손익 변동을 일부 흡수한다. CSM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통해 앞으로 거둘 것으로 예상하는 장래 이익을 뜻한다. 이를 계약 기간에 걸쳐 나눠 이익으로 반영한 것이 CSM 상각이익이다. 보장성보험 판매가 많을수록 CSM도 쌓인다.

그러 푸본현대생명은 CSM 상각이익 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편이다. 2023~2025년 연평균 CSM 상각이익은 169억원 수준에 그친다. 보험 본업에서 꾸준히 들어오는 이익이 제한적이라 투자손익 변동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유상증자로 킥스 방어했지만…“실제 자본여력은 낮아”

신평사들은 자본적정성도 우려하고 있다.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회사 스스로 자본을 쌓는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다. 푸본현대생명의 지난해 말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K-ICS·지급여력) 비율은 56%, 업계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푸본현대생명은 금리 변화에 취약한 재무 구조도 가지고 있다. 자산 금리민감도가 부채 금리민감도보다 낮은 구조라 미국 금리가 오를 경우 킥스(K-ICS·지급여력) 비율에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금리 흐름 자체가 자본 건전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예정된 자본성증권 조기상환(1435억원)도 변수다. 상환이 이뤄지면 규제자본이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현재 적용 중인 경과조치 효과도 2032년까지 단계적으로 사라질 예정이라 중장기적으로 자본 관리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본현대생명은 현재 사업 구조를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강보험 판매를 늘리고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는 방식이다. 보장성보험은 미래 이익인 CSM(보험계약마진)을 쌓는 데 유리하다. 보험 본업 수익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실제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6156억원으로 전년(3296억원)보다 86.8% 증가했다.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6%에서 17.8%로 확대됐다. 반면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2023년 1조3354억원에서 지난해 3765억원으로 70% 넘게 감소했다. 전체 비중 역시 35.0%에서 10.9%까지 낮아졌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올해 흑자경영으로 턴어라운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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