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2일 (5)
중동 재건 기대 확대…국내 건설사에 기회 될까

중동 재건 기대 확대…국내 건설사에 기회 될까

승인 2026-04-17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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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공사 현장의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중동 지역 분쟁 여파로 국내 건설사들의 현지 수주가 급감한 가운데, 훼손된 에너지·산업 인프라를 중심으로 종전 이후 재건 수요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전쟁 장기화와 종전 시점의 불확실성 등 변수도 여전해 업계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동 사태로 인해 현지 인프라 시설이 타격을 입고 있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18일 이란의 가스전과 정제 시설을 선제 공습하자 이란은 이튿날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도시에 위치한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단지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가했다.

중동 사태 장기화는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진출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동 수주액은 3억1622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9억5893만 달러)과 비교해 약 46억4271만 달러(약 93.6%) 감소한 수치다. 전체 해외 수주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도 60.4%에서 15.5%로 크게 하락했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가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동 지역 내 에너지·산업 인프라가 훼손되면서 향후 재건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중동 에너지 인프라 복구 비용을 최소 250억 달러(약 37조원)로 추산하며 이 중 절반 수준인 125억 달러를 한국 기업이 수주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E&A의 수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시공사가 재건 사업에서도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타 건설사 대비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전쟁으로 훼손된 중동 내 주요 시설은 약 27개로 추정되며 과거 시공 이력을 기준으로 보면 삼성E&A가 7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가 각각 2건 수준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으로 화재로 손상을 받은 아랍에미리트에 위치한 루와이스 정유소는 삼성E&A를 비롯해 GS건설, 대우건설이 시공에 참여했다.

전문가 역시 국내 건설사의 해외 진출이 단기적으로는 위축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재건 수요를 기반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해당 지역 수주는 감소하겠지만, 향후 재건 사업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는 업황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며 “당분간은 신규 프로젝트보다 기존 인프라의 손상 복구를 중심으로 공사 발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이 언제 종식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최근 이란과 미국 간 협상이 성과 없이 종료되면서 시장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되며 국제 유가 역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유가 상승은 건설업의 운송비 부담을 높일 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전후 재건 기대가 곧바로 실질 수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종전 이후 재건 사업 수혜 기대가 컸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된 바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2023년 우크라이나 공항 재건 관련 MOU를 체결했지만, 전쟁이 지속되며 현재까지 실질 수주로 이어지지 못한 상황이다.

건설업계에서도 종전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 지역에는 이미 국내 건설사들이 수행한 프로젝트가 많아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번에 피해를 입은 시설 역시 에너지 인프라 비중이 큰 만큼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며 “이 같은 점에서 재건 사업 수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종전 시점이 불확실한 데다 중동 지역의 정세가 안정적이지 않아 자금 조달 등 현실적인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조건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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