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4일 (0)
전작권 전환, 이미 시작된 역사와 남은 과제

전작권 전환, 이미 시작된 역사와 남은 과제

백승주 국민대학교 석좌교수

승인 2026-06-08 09:00:02 수정 2026-06-09 09: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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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 문제가 한미 안보 현안으로 부상했다. “내일 전환해도 우리 안보엔 문제가 없다”라는 것이 안규백 국방장관의 표명이자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환이 아닌 환수라는 표현을 쓰며 조기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이비어 브론슨 주한미군 사령관과 미국 국방당국은 이같은 방향성에 공감하면서도 ‘조건 충족’을 피력한다. 역대 정부는 전환이라는 네비게이션을 고정시키고, 이 문제를 다뤄왔다. 전작권 이슈는 현 정부의 새로운 국가 의제가 아니다. 역사적 논의를 거쳐 온 국가 과제다. 논의 과정을 살펴야 한다.

1950년 7월 이승만 대통령은 서울을 점령당한 뒤 대한민국의 소멸 위기에서 구국의 수단으로써 전작권을 당시 유엔 사령관에게 이양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8년 한미 양국 대통령의 공동 통제를 받는 연합사령부를 만들어 전작권에 대한 대한민국 대통령(정부)의 통제권을 회복했다. 연합사의 모든 군사작전 지침과 전략은 양국 대통령의 합의를 거치도록 돼 있다. 연합사 창설 이후 전작권이 완전히 미국에 있고, 군사 주권이 미국에 양도돼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4년 평시작전권을 회복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간 협의를 통해 2012년 4월 전시작전권의 환수 일정에 합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 때문이 아니라, 북한 핵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전환 시기를 2015년 4월로 연기했다. 박근혜 정부는 전환 일정 합의에 기초한 방식(Target-year)보다 조건 충족 방식(Target-condition)이 핵을 보유한 북한에 대응하는 데 유리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연합사령부 대신 미래사령부를 꾸려 전작권을 완전히 전환하는 밑그림이 설계돼 있었다. 필자는 당시 차관으로서 조건 충족 후 전환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설계하는 데 관여했다. 역대 어느 정부도 전작권 전환이라는 목표를 비켜가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 정부는 현재 새로운 목표 일정에 기초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임기 중에 반드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패스트트랙 방식에 기초한 전환으로 인식된다. 전작권 전환을 추진할 땐 노무현 정부 당시 미국의 입장 변화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요구하던 초기에 미국 정부는 매우 소극적이었다. 미국은 어느 시점부터 우리 정부에 ‘빨리 전환해도 좋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어 2012년 4월17일, 전환에 합의했다. 그 시기에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는 입장을 왜 바꿨을까. 주한미군 사령관이 쓰고 있는 4개의 모자에 답이 있다. 주한미군 사령관은 ①주한미군 사령관 ②유엔사 사령관 ③연합 사령관 ④주한미군 선임장교라는 4개의 직책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전작권 전환을 노무현 정부가 원하는 일정대로 진행해도 유엔 사령관이라는 직책을 통해 국군이 포함된 다국적군을 미국이 작전통제할 수 있다는 법률적 판단을 하고 있었다. 현 도널트 트럼프 미국 정부도 그 때의 법률적 판단을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정부가 빠른 시일의 전환 일정를 요구하면, 미국은 종국적으로 들어주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하더라도 미국은 유엔 사령부를 통해 한반도 유사 시 국군이 포함된 다국적군을 작전지휘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미국이 2010년대 이후 유엔사 기능을 어떻게 유지시키고, 실질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가를 심층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해당 기능은 확실히 강화되고 있다.

그간 전작권의 완전한 전환을 반대하는 역대 대통령은 없었다. 필자 역시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과정적 상태에서 우리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 전작권 전환 시기보다 조건 충족을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한미 양국의 의견 차이, 입장 충돌이 그대로 언론에 노출되는 것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 한미 간 완전한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


[백승주 교수 약력]
現 국민대 석좌교수
前 국방부 차관
국회의원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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