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열린 삼천당제약 기자간담회를 두고 시장에선 의혹만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의 ‘S-PASS’ 기반 경구제형 기술과 글로벌 계약 구조를 대표가 직접 설명하며 시장 신뢰 회복을 꾀했지만, 정작 기술의 실체를 판단할 핵심 지표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자칫 이번 사태의 여파가 국내 바이오 업계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전일 대비 5.88% 하락한 48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고점 대비로는 누적 하락 폭이 58%에 달한다. 삼천당제약은 시장에서 1주 주가가 100만원 이상인 ‘황제주’ 반열에 올랐던 기업이다. 지난달 26일엔 장중 한때 119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위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6일 각종 의혹 해명을 위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계획을 철회하고 전인석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섰으나, 시장의 불신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기자간담회 이후 주가는 연일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회사의 기술력에 관한 의문을 명확히 풀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 대표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제네릭(복제약) 절차(ANDA)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핵심 판단 기준인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간담회 현장에선 지속적으로 약동학(PK) 및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자료 공개가 요구됐으나, 회사 측은 “공식 이벤트에서 공개했다”며 끝까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삼천당제약이 개발하고 있는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의 핵심 플랫폼 기술인 ‘S-PASS’에 대해서도 의문이 증폭됐다. 회사 측은 S-PASS 플랫폼 자체에 대한 특허가 별도로 등록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S-PASS를 적용한 개별 제품 단위의 특허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전 대표는 “(FDA 제출 문서에) S-PASS 특허 번호와 제네릭(ANDA), ‘스낵-프리’(SNAC-Free) 문구가 명시됐다”며 “이는 FDA가 삼천당제약이 독자적 기술을 갖고 제네릭 허가기준을 따랐음을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낵-프리는 제형 특허 회피를 의미한다.
그러나 전 대표가 공개한 FDA 문서의 특허 번호는 S-PASS에 관한 게 아니고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에 관한 것이고, 당초 FDA 문서가 ‘제네릭 인정’이 아닌 ‘사전 미팅 신청’(Pre-ANDA) 즉, ‘검증 신청’일 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허 번호도 부분적으로 공개됐는데 이에 대해 전 대표는 “핵심 기술을 조기 노출할 경우 글로벌 경쟁사의 법적 대응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비공개”라고 해명했다. 미국 계약의 9대1 수익 배분 역시 “SNAC-FREE 기반 특허 회피와 원가 경쟁력이 결합된 결과”라고 답했다.
설명 과정도 논란의 연속이었다. 간담회 질의응답 중 전 대표 대신 한 회사 관계자가 맡아 제네릭 여부와 특허 구조, 데이터 관련 내용을 설명했지만 해당 인물은 직함과 신원 공개 요청에 자리를 피했다. 재차 이어지는 질문에 회사 측은 “기사에 삼천당제약 관계자로 표기해달라”며 “사업개발 분야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이후 “개인 프라이버시”라며 “과거 신원을 밝혔다가 회사에서 다수의 전화와 이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고 끝까지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이후 이 인물이 삼천당제약의 무채혈 혈당측정기 사업 파트너사인 디오스파마의 석상제 대표로 알려졌다. 회사 소속이 아닌 외부 인사가 핵심 기술 설명을 맡은 것이다.
국내 연구개발(R&D) 조직 구조나 해외 R&D 거점, 핵심 인력 상황 등 주요 질문에 대해서도 회사 측은 “기밀 사항”이라고만 했다. 불성실 공시 논란에 대해선 “한국거래소와의 사전 상담 체계를 구축해 공시의 정확도를 높여 불성실 공시 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며 “전문 PR·IR 조직을 신설해 모든 대외 메시지를 법부·기술 파트의 검수를 거친 팩트 기반으로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바이오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삼천당제약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결국 인체 대상 명확한 PK 데이터 확보, 약물 흡수 변동성과 재현성 여부 확인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은 기술과 임상, 허가 절차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핵심 데이터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면 개별 기업 문제를 넘어 업종 전반의 불신으로 번질 수 있다”며 “특히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선 투자자들이 국내 바이오 기업 전체를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되, 투자 판단의 근거가 되는 최소한의 객관적 지표는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