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후보가 시의원 시절 청년정책에 대해 뭐라고 말했는지 정리해줘.”
질문을 입력하자 몇 초 만에 답이 나온다.
6·3 지방선거를 맞아 AI 스타트업 주식회사 플레(PLEH)가 일반인이 볼 수 있게 만든 지방의회 회의록 분석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화제다.
“청년주택 공급 확대 주장", ”청년창업 지원예산 증액 요구", “청년 교통비 지원 필요성 언급.”
발언이 나온 회의 날짜와 회의록 원문, 관련 정책까지 한 번에 정리된다.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지방의회 회의록을 일일이 뒤지지 않았고, 의회에서 발표와 설전에 이르기까지 과거 의정활동을 간단한 명령어로 샅샅이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개발한 강화평 플레(PLEH) 대표를 만났다.
그는 스스로를 ‘AI를 다루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강 대표는 전국 지방의회 회의록과 정책 자료를 자동 검색 분류하고 각 인물들의 발언을 보고서처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선거철마다 쏟아지는 공약보다 후보가 실제 무엇을 어떻게 해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선거 때가 되면 후보들은 다 좋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유권자가 그 사람의 지난 4년을 확인하기는 어렵죠. 저는 AI로 그 과정을 훨씬 쉽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이디어는 단순하면서도 정교했다.
각 지방의회 회의록을 AI에게 학습시키고, 시민들이 궁금한 내용을 찾아주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이를 시민들이 쉽게 검색하고, 일목요연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데는 세심한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강 대표는 여러 아이디어를 접목해 몇 번 터치만으로 이를 실현시켰다.
“회의록은 지역의 역사이자 행정의 기억입니다. 하지만 너무 방대해서 사실상 아무도 보지 않아요. AI가 학습하면 필요한 내용을 몇 초 만에 찾아낼 수 있습니다.”
실제 강 대표가 개발한 사이트는 특정 후보가 어떤 현안에 목소리를 높였고, 예산을 어떻게 요구했는지, 어떤 정책을 주장했다가 마음을 바꿨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의 과거 행적으로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검증 도구인 셈이다.
또 정치인 스스로에게는 자신의 활동을 돌아보는 기록이 된다.
이번 지방선거는 강 대표의 AI 아이디어의 다양한 실험무대가 됐다.
보통 선거 공약은 전문가 집단이 만든 뒤 후보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후보 본인의 철학과 거리감이 생기기도 한다.
강 대표는 “각 후보의 의정활동 데이터와 성향기조, 정책 방향성을 함께 분석해 공약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최적화 방안을 AI로 구상하면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선거철 거리를 뒤덮는 현수막 전략에도 유용하는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같은 문구라도 어느 지역에 걸리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AI를 활용해 동네별, 상권별 인구 구성과 유동성, 생활권 특성 등을 분석해 메시지 전략을 도출할 수 있다.
청년층 비율이 높은 지역에는 주거와 일자리 정책을, 고령층이 많은 지역에는 복지와 일자리 관련 메시지를 우선 배치하는 방식이다.
강 대표는 “선거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소통"이라며 ”AI는 그 소통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돕는 도구"라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성능이 급증하는 AI를 활용해 지역 가상 유권자를 통한 이슈 반응을 탐색하는 방법의 강점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지역 인구구조를 반영해 성별과 연령, 직업이 모두 다른 가상의 유권자를 만들고 주요 이슈 때마다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를 시뮬레이션하면 현실에 가장 적합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강 대표는 “사람의 마음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어도, 어떤 이슈가 어느 계층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를 미리 살펴보는 참고 자료 역할은 충분히 가능했다”고 말했다.
특히 강 대표는 AI 최대 강점이 선거 이후 새 지방정부의 행정에서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는 끝나지만 행정은 당선자에 따라 새로운 형태 또는 기존 것을 이어 계속될 것"이라며 ”AI는 주민들이 지역 현안을 이해하는 데 활용하고, 정책 추진과정과 예산집행 내역을 쉽게 확인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행정프로세스, 민원처리, 주민참여예산 등에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방정부별 행정 효율성 차이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 대표는 과거 청각장애인을 위한 사회적기업 열린책장을 운영했고, 대전 지역 기초의원으로도 활동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