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6일 (6)
AI·네이버 날개 단 컬리…IPO 재수생 꼬리표 뗄까 [기업X-RAY]

AI·네이버 날개 단 컬리…IPO 재수생 꼬리표 뗄까 [기업X-RAY]

AI 솔루션 기업 ‘원지랩스’ 인수…AX 전환 가속도, 기업가치 올린다
AI 투자 배경에 수익성 개선…흑자 달성, 최대 분기실적 “IPO 속도”
‘컬리N마트’ 시너지 성과…네이버 투자, 지배구조 개선 가능할지 주목

승인 2026-06-02 16:45:46
컬리 매출 추이.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컬리 매출 추이.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컬리가 인공지능(AI) 역량 강화와 네이버 협업 확대를 앞세워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간 흑자 전환과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AI 솔루션 기업 인수, 전략적 투자 유치 등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면서 기업가치 회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외국계 투자자 중심의 지분구조와 낮은 창업자 지분율은 여전히 IPO 과정에서 검증받아야 할 과제로 꼽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AI 솔루션 전문기업 원지랩스를 인수하며 AI 전환(AX)에 속도를 낸다. 컬리는 이번 인수를 통해 AI 기술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 등 전사적 AX 역량을 강화하고 ‘AI 네이티브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컬리는 현재 서비스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한편,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과 AI 기반 신사업 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원지랩스가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긴밀한 협업이 가능해져 현재 추진 중인 AX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원지랩스 인수 이후 추가로 적용할 AI 서비스는 현재 개발 및 검토 단계로 향후 컬리 사업 전반의 업무 효율화를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도 원지랩스의 AI 솔루션을 고객서비스 부문에 적용해 상담 품질의 균일성과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컬리는 AX 전략을 총괄할 컨트롤타워 역할의 AX센터도 운영 중이다. 최근 곽근봉 원지랩스 대표를 AX센터장으로 선임했으며, 곽 대표는 원지랩스와 AX센터를 동시에 총괄하며 AI 기술 내재화와 서비스 고도화를 이끌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단순한 기술 확보 차원을 넘어 IPO를 앞둔 컬리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으로 보고 있다. 컬리는 최근 연간 흑자 달성, 네이버 투자 유치, AI 역량 강화 등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부각할 수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AI 투자 배경에 ‘수익성 개선’…IPO 기업가치 끌어올린다

컬리가 AI 투자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배경에는 최근 실적 개선이 자리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2조3671억원, 영업이익은 13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 들어 더욱 가팔라졌다. 컬리는 올해 1분기 매출 7457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77%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3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신선식품과 뷰티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가 있다. 올해 1분기 식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했으며, 뷰티컬리는 명품 뷰티 수요 확대와 인디 브랜드 성장에 힘입어 20.2% 성장했다.

컬리가 흑자 전환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입증한 만큼, AI 투자 확대 역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컬리가 기존 새벽배송 중심에서 ‘AI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IPO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슬아 컬리 대표가 지난해 9월 열린 ‘네이버 커머스 밋업 with 컬리’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다빈 기자
김슬아 컬리 대표가 지난해 9월 열린 ‘네이버 커머스 밋업 with 컬리’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다빈 기자
IPO 지원군 된 네이버…‘컬리N마트’ 시너지 넘어 우호지분으로

실적 성장의 배경으로는 네이버와의 협업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컬리는 지난해 9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에 ‘컬리N마트’를 열고 네이버 이용자들에게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컬리N마트는 9월 출시 이후 지난해 월평균 거래액이 매달 50%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 3월 거래액은 서비스 개시 당시와 비교해 약 9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컬리 관계자는 “네이버와의 협업은 우선 컬리N마트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컬리N마트는 기존에 없던 신규 사업인 만큼 거래액과 매출 증가를 통해 외형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컬리가 네이버의 NFA(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 서비스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향후 물류 등 중심으로 협업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사의 관계는 단순 사업 협력을 넘어 자본 제휴로도 확대되고 있다. 컬리는 최근 네이버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네이버는 330억원 규모의 신주를 전량 인수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 과정에서 인정받은 컬리의 기업가치는 약 2조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네이버의 투자 확대는 기업가치 회복뿐 아니라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컬리는 그동안 외국계 투자자 중심의 주주 구성과 낮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IPO 부담 요인으로 거론돼 왔다. 실제 MKG Asia, HH SUM-XI Holdings Limited 등 주요 외국계 투자자들의 지분율은 과반을 웃도는 반면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은 5%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번 투자 이후 네이버의 지분율은 6.19%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김슬아 대표와 네이버의 합산 지분율은 약 11% 수준으로 높아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전략적 투자자인 네이버가 우호 지분 역할을 하면서 향후 IPO 추진 과정에서 신뢰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컬리의 기업가치는 최근 네이버의 추가 투자 과정에서 약 2조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과거 프리IPO 당시 인정받았던 기업가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장 철회 이후 시장에서 거론되던 수준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회복된 수치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투자 과정에서 인정 받은 기업가치 2조8000억원)은 지난해 9월 네이버의 초기 투자 당시 평가된 약 1조원 대비 3배 가까이 상승한 수준”이라며 “2021년 프리 IPO 당시 인정받았던 4조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장 무산 이후 기업가치가 1조원 안팎까지 낮아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는 컬리의 벨류에이션 회복을 시장에 다시 각인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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