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9일 (2)
‘삼전·닉스 2배’ 출시 첫날 10조 ‘광풍’…과열 우려도 커져

‘삼전·닉스 2배’ 출시 첫날 10조 ‘광풍’…과열 우려도 커져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 상장
투자 열기 과열에 장중 무더기 VI 발동·교육원 접속 장애
코스피 사상 최고치에도 ‘826개 종목 하락’
전문가 “꺾일 때 충격 배가, 단기 접근해야”

승인 2026-05-27 22:44:03
27일 국내 8개 자산운용사에서 총 16개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인버스를 출시했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27일 국내 8개 자산운용사에서 총 16개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인버스를 출시했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상장 첫날 합산 거래대금이 10조4071억원에 달했다. 미국 기술주 강세와 반도체 랠리 기대감이 맞물리며 투자 열기가 폭발한 가운데 특정 종목과 고위험 상품으로의 극단적인 수급 쏠림이 시장 전반을 왜곡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16종의 상장 첫날 합산 거래대금은 총 10조4071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장 직후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매수세가 집중되며 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였다.

미래에셋·삼성운용 등 대형운용사에 자금 유입 집중

개인 투자자 자금은 SK하이닉스 관련 상품으로 쏠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개인 순매수 690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도 6674억원의 개인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거래대금 역시 SK하이닉스 상품이 압도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거래대금은 4조3882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2조67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상품 가운데서는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가 1조9477억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가 1조162억원을 기록하며 대형 운용사 두 곳의 상품이 초기 시장을 사실상 싹쓸이했다.

이같은 흥행 배경으로는 글로벌 반도체 투자심리 개선이 꼽힌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데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주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반도체주를 향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68%, SK하이닉스는 9.31% 상승했다. 이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수익률은 18~19% 수준까지 치솟았다. 특히 주식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가 19.46%,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는 19.23% 상승하며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이어 SOL(18.78%), ACE(18.63%), TIGER(18.56%), RISE(18.47%), KODEX(18.44%) 순으로 나타났다. 운용사별로 기초지수 구성 방식과 설정·환매 구조에 따라 미세한 수익률 차이가 발생했다.

투자 열기 과열에 장중 무더기 VI 발동·교육원 접속 장애 현상도

장중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일부 상품에는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KB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하나자산운용의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장 초반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거래가 일시 정지됐다. 업계에선 개장 직후 SK하이닉스 주식선물이 급등하고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과정에서 일부 유동성공급자(LP)가 호가를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해 괴리율이 벌어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투자 열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금융투자교육원 홈페이지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돼 금융투자협회의 사전 의무 교육을 이수해야만 거래할 수 있는데, 뒤늦게 교육을 받으려는 투자 수요가 몰리며 서버가 한때 마비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교육 과정이 개설된 이후 지난 25일까지 누적 교육 신청자는 이미 14만명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해외로 빠져나가던 국내 반도체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국내 시장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국내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이 이미 상당한 자금을 모았던 만큼, 국내 상품은 환전 편의성과 접근성을 무기로 해외 투자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것”이라고 짚었다.


전일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8000선을 돌파 마감하자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이 기념 행사를 열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도 코스피는 상승에 성공하며 8228.70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 제공.
전일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8000선을 돌파 마감하자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이 기념 행사를 열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도 코스피는 상승에 성공하며 8228.70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 제공.
코스피 사상 최고치에도 ‘826개 종목 하락’

다만 일각에선 단일종목 레버리지로의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세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2.25%(181.19포인트) 상승한 8228.70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한가 2개 종목을 제외하고 상승한 종목은 단 75개에 그친 반면, 하락한 종목은 826개에 달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3.36%(39.39포인트) 급락한 1133.13으로 주저앉았다. 반도체 대형주 두 곳과 관련 레버리지 상품이 증시 유동성을 독식하면서 나머지 대다수 종목의 투자심리는 오히려 고사하는 기형적 장세가 연출된 것이다.

전문가 “꺾일 때 충격 배가…단기 접근해야”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체를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상당수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며 “개인 자금이 특정 레버리지 상품으로 과도하게 쏠리면서 시장이 점점 투기판처럼 변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시장 방향이 꺾이는 구간이 오면 레버리지 구조 특성상 충격이 예상보다 훨씬 크게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제품 구조 자체가 지닌 높은 변동성과 시장 왜곡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결국 개인 투자자 관점에서는 상품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엄격히 통제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는 “이 상품은 전 재산을 투입하는 장기 투자 상품이 아니다”라며 “반도체 ETF 등 분산형 테마 상품으로 기본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상태에서 특정 시점에 명확한 타이밍이 올 때 일부 자금만 활용해 단기적으로 엣지(edge)를 더하는 전술형 상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 역시 고위험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거듭 당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관련 상품 출시 계획을 설명하며 “국내 주식 가격제한폭(±30%)을 감안할 경우 이론적으로 하루 만에 최대 60%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자 유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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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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