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은 지난 16일 공개한 팩트시트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비핵화하기 위한 공유된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 언론들은 북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양 정상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의논했다고 전했다.
양측 입장과 발표를 고려할 때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한반도 문제가 의미 있게 다뤄진 것은 분명하다. 중국은 핵 관련 북측 입장을 고려해 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표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북핵 문제를 의제로 담아달라고 외교적 노력을 한 흔적도 찾기 힘들다. 그렇다면 양국 정상이 왜 북핵 문제를 논의했고, 또 북한 비핵화에 합의했는가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핵과 관련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은 분명하다. 핵강대국의 길을 향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 대신 미국과 핵군축회담을 반복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더불어 북핵 폐기를 뜻하는 비핵화 주장을 놓고 망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은 북한 비핵화에 동의했다. 적어도 이 대목에서만큼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배려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왜 이러한 입장을 취했을까. 양측 입장을 파악해야 향후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 방안을 찾을 수 있다.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시 주석이 얻으려는 전략적 목표는 간명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불간섭을 끌어내는 것이었다. 시 주석은 “미중 관계를 건설적·전략적 안정 관계”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 관계는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대만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미중 관계가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언급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카드로 핵확산 방지를 추진하는 미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우선 이란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목표에 동의했다. 이어 북한 비핵화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을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말하자면 중국은 대만 문제를 대외관계의 큰 모순으로 보고,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핵확산 문제를 작은 모순으로 인식한 것이다. 큰 모순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중국의 전통적 외교병법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합의는 북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다져지고 있는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중국 측의 브레이크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핵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남북 관계를 정상화시킬 수는 없다. 북핵 문제를 우회하거나 국제사회에 맡겨둔 상황에선 실질적인 남북 관계 개선이 불가능하다. 미중 정상회담의 북한 비핵화 합의가 그 현실을 웅변한다.
[백승주 교수 약력]
現 국민대 석좌교수
前 국방부 차관
국회의원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