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5)
간호법 이어 의료기사법까지…다시 불붙은 ‘단독개원’ 논쟁

간호법 이어 의료기사법까지…다시 불붙은 ‘단독개원’ 논쟁

처방·의뢰 표현 변화가 핵심 쟁점

승인 2026-05-22 06:00:07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관계자들이 19일 국회 앞에서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 저지 전국 의사·치과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관계자들이 19일 국회 앞에서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 저지 전국 의사·치과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의료기사법 개정안 논의가 진행되면서 의료계 안팎에서 ‘의사 없는 병원’과 단독개원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단순한 개원 허용 문제를 넘어 직역별 업무 범위와 의료 책임 구조를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가를 둘러싼 충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9일 의료기사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국회 앞에서는 의료기사단체와 의사단체가 각각 찬반 집회를 열고 맞섰다. 의료기사단체는 통합돌봄 확대 흐름 속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의사단체는 개정안이 의료기사의 독립적 의료행위 확대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의료체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둘러싼 직역 간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법안 처리는 불발됐다. 하지만 의료계 안팎에서 이어지는 ‘단독개원’ 논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단독개원을 둘러싼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3년과 2024년 간호법 제정 과정에서도 단독개원 가능성은 직역 간 갈등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 당시 법 제정에 반대했던 의사단체들은 간호법이 간호사의 독립적 의료행위와 단독개원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의사단체가 보건의료 체계 변화와 관련된 법안 논의 때마다 단독개원을 우려하는 배경에는 처방·의뢰 관련 표현 변화가 있다. 의료계는 이 같은 표현이 향후 의사 감독 없는 의료행위 확대의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의료계는 특히 처방·의뢰 관련 표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성훈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의료기사법 개정안 정부안의 수정 전 원안에는 의사의 지도뿐 아니라 처방·의뢰 관련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며 “의료계에서는 해당 표현이 향후 독립적인 업무 수행 근거로 해석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행 법체계에서는 의사 없는 의료기관이 등장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료법상 의료행위 주체가 의사 중심으로 규정돼 있어 의료법 체계 전반 개정 없이 단독개원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현두륜 법무법인 세승 변호사는 “현행법상 의료기사는 의료인의 지도·감독 아래 일정 업무만 수행할 수 있다”며 “의사 없이 의료기사가 독자적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의료계가 우려하는 지점은 개원 자체보다 의사 감독 없이 의료행위가 가능한 구조가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의료계는 재택의료와 통합돌봄, 재활 분야를 중심으로 직역별 업무 범위 확대 논의가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의사 없는 진료 체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 변호사는 “현재도 일부 영역에서는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사례들이 존재한다고 의료계는 보고 있다”며 “관련 표현과 업무 범위 확대가 제도화될 경우 현행 의료체계의 경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계에서는 현행 규제 체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의료체계가 운영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며 “관련 표현과 업무 범위 확대 논의가 이어질 때마다 직역 간 충돌이 반복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이찬종 기자 프로필 사진
이찬종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