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가 자리에 앉자 직원이 말했다.
“QR 찍어보시면 바로 주문됩니다.”
테이블 위 작은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찍었다. 메뉴를 고르고 결제 버튼을 누르자 주문이 끝났다. 잠시 뒤 음료가 나왔다. 일반 카페였다면 주문과 결제를 위해 계산대로 향했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앉은 자리에서 주문과 결제가 모두 끝났다.
카카오페이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단순한 QR결제가 아니었다. 단말기 없이도 얼마나 쉽고 간편하고 빠르게 결제가 가능한지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소비자의 하루 결제 흐름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도 엿보였다.
카카오페이는 12일 ‘2026년 카카오페이 페이톡’ 첫 세미나를 열고 결제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목표는 분명했다. 내년까지 카드사를 포함한 결제 시장 ‘탑4’에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페이는 2014년 국내 최초 온라인 간편결제로 시작했다. 이후 모바일 청구서, 오프라인 결제, 해외 결제까지 사업을 넓혔다. 지금은 국내·해외, 온라인·오프라인을 모두 연결하는 결제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오프라인 결제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거운 결제 장비를 대규모로 보급하기보다 매장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들어가는 방식이다. 포스(POS)·키오스크 연동은 물론 스캐너가 없는 매장에는 QR 결제 키트도 보급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확보한 오프라인 결제망은 현재 65만 가맹점, 300만 결제처, 월 이용자는 약 600만명이다. 카카오페이는 2027년까지 오프라인 결제 이용자 1000만명 확보 목표도 제시했다.

“카카오톡 기반 연결성 강점”…QR 결제 확대
카카오페이가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카카오톡 기반 연결성을 강점으로 이미 국내 최대 수준의 결제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톡 안에서 친구에게 돈을 보내면 남은 선불 잔액으로 결제를 할 수 있고, 결제 혜택은 다시 포인트로 돌려받게 된다. 이후 남은 돈은 투자 같은 금융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다. 송금·결제·혜택·금융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오승준 페이먼트 그룹장은 이를 두고 “카카오페이만의 머니 생태계”라고 표현했다. 그는 “송금과 선불 잔액이 결제로 이어지고, 결제 후 사용자 혜택으로 다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이는 카카오페이만의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실제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카카오페이 결제액은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라인업이 완성된 2018년과 비교해 11배 늘었다. 월간 결제 이용자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온·오프라인 100대 브랜드 가운데 카카오페이 결제가 도입된 가맹점 비중도 95%를 넘겼다.
카카오페이가 특히 힘을 싣는 분야는 QR결제다. 핵심은 ‘춘식이QR’로 불리는 QR오더 서비스다. 매장에 들어가 QR을 찍으면 주문과 결제가 동시에 이뤄진다. 직원은 주문을 따로 받지 않아도 되고, 손님은 계산대에 줄 설 필요가 없다. 카카오페이는 이를 ‘자산경량화(Asset-Light)’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비싼 단말기를 새로 깔지 않아도 기존 매장 환경에서 QR, 포스(POS), 키오스크 등을 활용해 결제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QR오더가 모든 매장에 맞는 방식은 아니라는 점도 인정했다. 대신 주문과 결제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거나 현장 인력 부담을 줄여야 하는 업종에서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혼밥 매장이나 1인 운영 매장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김상옥 오프라인 페이먼트 클랜장은 “1인 사장님은 요리도 하고 주문도 받고 결제까지 해야 한다”며 “QR오더를 도입하면 주문과 결제 과정을 줄일 수 있어 효율이 좋다는 피드백이 많았다”고 말했다.
복층 구조 매장 사례도 소개했다. 2층 손님이 주문하려고 1층까지 내려가는 불편이 있었는데, QR오더 도입 이후 자리에서 주문·결제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과 인건비 절감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왜 카카오페이여야 하나”…혜택·적립으로 반복 사용 유도
카카오페이가 현재 가장 고심하는 지점은 ‘왜 카카오페이여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단순히 결제가 가능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사용자가 반복해서 찾게 만들 혜택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신규 이용자나 오랜만에 돌아온 이용자를 위한 웰컴 쿠폰팩을 상시 제공하고 있다. 결제할 때마다 기본 적립과 포인트 혜택을 제공해 월 최대 3만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스탬프 혜택도 붙였다. 결제 한 번으로 할인과 적립, 추가 혜택을 동시에 경험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그 결과 2024년 상반기 대비 혜택을 경험한 이용자 수는 2.4배 늘었고, 제공한 혜택 비용은 3.5배 증가했다.
다만 무리한 출혈 경쟁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오프라인 결제 확대 과정에서 혜택 비용과 수익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 클랜장은 “단기간에 출혈성 혜택을 크게 줘서 사용자들을 락인시키고, 이후 혜택을 줄여나가며 남아 있게 만드는 전략을 추구하고 싶지는 않다”며 “가용할 수 있는 혜택 재원 내에서 사용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궁극적인 목표가 단순 결제앱을 넘어 생활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결제는 그 출발점이라는 해석이다. 이용자가 매일 반복하는 행동이 결제이기 때문이다. 결제를 통해 앱 방문을 유도하고 이후 금융·서비스로 확장하는 구조다.
카카오페이는 먼저 소비자의 ‘하루 결제 흐름’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과거에는 이용자가 물건을 살 때 카카오페이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카카오페이 안에서 혜택을 발견하고 가맹점으로 이동해 결제한 뒤 다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혜택을 받는 흐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오 그룹장은 “카카오페이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결제 서비스를 떠올릴 때 카카오페이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결제 수단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