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들이 실적 발표 기준을 ‘별도 재무제표’에서 ‘연결 재무제표’ 중심으로 바꾸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보험 본업 성적표를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금융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 실적’을 기준으로 보겠다는 변화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오는 8월 예정된 상반기 실적 발표부터 연결 재무제표 중심으로 설명 방식을 바꿀 예정이다. 미국 스페셜티 보험사 포테그라(Fortegra) 인수 효과가 연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별도 기준만으로는 회사 전체 실적 흐름을 설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포테그라 실적 반영 이후 DB손보 연결 기준 순이익이 별도 기준보다 10%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IFRS17 도입 시점인 2023년부터 연결 재무제표 중심으로 실적을 설명하고 있다. 한화생명 역시 사실상 연결 기준 중심으로 실적을 설명하는 분위기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은 보험사 본체 기준인 별도 재무제표에서 확인해야 하는 만큼 별도 기준 설명도 병행하지만, 전체 당기순이익 흐름은 연결 기준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연결 기준 확산 배경으로 복잡해진 지배구조와 커진 금융 계열사 비중을 꼽는다. 과거에는 연결 재무제표가 자회사 실적까지 함께 반영되다 보니 보험 본업 성과를 흐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보험업 회계 자체가 복잡하고 재무제표 작성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험 본업만으로 회사 전체 수익 구조를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자산운용·GA(법인보험대리점)·해외 금융법인 등 자회사 비중이 커지면서 회사 전체 체력을 보여주기에는 오히려 연결 기준이 더 적합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화생명은 지난해 별도 기준 순이익이 3133억원이었지만 연결 지배순이익은 6431억원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손해보험·증권·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 비중이 커진 데다 해외 사업 비중도 10%를 넘는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 해외 이익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평가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법인 이익 기여도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보험 본업 성과만으로는 회사 전체 실적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 셈이다. 여기에 전속 채널 없이 영업 조직을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점도 연결 기준 설명 비중이 커지는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보험영업 실적이 기업 가치의 핵심이었다. 지금은 투자 수익과 자회사 기여도가 커지면서 보험손익만으로 기업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사를 단일 회사가 아니라 ‘금융그룹’으로 보는 흐름이 강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연결 자회사 비중이 큰 보험사를 중심으로 이 같은 전환이 더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보험사들이 국내외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다 손익 안정성 측면에서도 단일 보험사보다 금융지주 관점 접근을 더 선호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점차 별도에서 연결로 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결 기준과 별도 기준 실적 차이가 크지 않은 보험사는 여전히 별도 기준 설명 비중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