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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긴장 속 2차 종전 협상 ‘안갯속’…트럼프 전쟁 출구 전략 흔들

호르무즈 긴장 속 2차 종전 협상 ‘안갯속’…트럼프 전쟁 출구 전략 흔들

우라늄 농축 중단 문제 최대 쟁점
내부 ‘분열설’에 이란 지도부 부인

승인 2026-04-25 21:18:13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군총사령관.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이란 지도부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협상 양보 범위를 둘러싼 강경파와 협상파 간 내홍이 커지면서 외교적 성과를 통해 전쟁 출구를 마련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도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경제 회복을 중시하는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 협상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는 정권 유지와 전쟁 수행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가장 큰 쟁점은 우라늄 농축 중단 문제다. 미국은 이란에 20년 이상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 강경파는 해당 사안이 협상 의제에 오르는 것 자체에 반발하고 있다.

1차 협상에 참여했던 초강경파 마무드 나바비안 의원은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의 협상 방식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강경파 성향 관영 매체 학생뉴스네트워크(S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며 “핵 문제를 협상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됐다. 적들이 더 대담해졌다”고 말했다.

혁명수비대를 이끄는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도 지나친 타협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바히디 사령관이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는 데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 센터의 글로벌 자문위원회 중동 전문가인 모하메드 아메르시는 “무엇이 이란의 국익에 부합하는지를 둘러싼 내부 논쟁이 합의 도달 시간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란 지도부는 분열설을 일제히 부인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에 강경파나 온건파는 없다”며 “우리는 모두 이란인이자 혁명가”라고 밝혔다. 약 1분 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거의 같은 문구를 게시했다.

WSJ은 폐쇄적인 이란 지도부의 내부 사정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강경파의 발언이 미국의 호르무즈 역봉쇄 해제나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 측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란 내부 갈등으로 2차 종전 협상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이슬라마바드로 돌려보내기로 했다”며 “이란 측은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밤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란 국영언론은 미국과의 회담 일정은 없다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타스님 통신도 “현재 미국과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며 “아라그치 장관의 이슬라마바드 방문은 미국과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슬라마바드 도착 후 협상 중재에 관여해 온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군총사령관을 비롯해 국가안보보좌관, 내무장관 등 파키스탄 고위 관계자들과 잇따라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휴전과 관련된 최신 전개 상황과 서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강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이란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11~1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1차 종전 협상에 나섰지만, 결렬된 바 있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미·이란 협상을 중재하는 ‘키맨’으로 꼽힌다. 아라그치 장관은 파키스탄에 이어 오만과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1일 첫 종전 협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문제를 두고 2주째 기싸움만 벌이면서 해협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이란군 수뇌부는 이란 타스님 통신을 통해 미군이 이란 해상에서 봉쇄와 해적 행위를 계속한다면 반드시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중앙작전사령부는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적들의 행동과 이동을 감시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해협을 계속 관리·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필요하다면 이란군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타스님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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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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