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석유화학제품 비중이 높아 석화업계 불황 직격탄을 맞고 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1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대 기업 모두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 등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현재 진행 중인 각 산업단지 사업재편과 함께 향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 1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189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107억원)보다 10배가량 손실 규모가 클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4100억원대 영업손실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가 전망된다.
다만 이번 적자는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부진 영향이 클 예정이다. 지난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손실 20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부문은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래깅(원료 구매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간 시차) 효과로 적자를 줄이겠으나, 지나치게 나프타 가격이 상승한 탓에 2분기엔 다시 손실이 커질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1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가 1956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1266억원) 대비 손실 규모가 69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손실 3813억원으로, 지난해(영업손실 9431억원) 대비 감소하겠지만 2022년 이후 4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양사는 여수·대산 산단에 위치한 나프타분해설비(NCC) 등 범용 석화제품 포트폴리오 비중을 빠른 속도로 낮춰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여수 2공장을 가동 중단한 데 이어, ‘여수 2호’ 프로젝트로 불리는 GS칼텍스와의 사업재편안 마련도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지배구조 문제 등이 얽혀 있어 해소 후 정부에 최종안을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NCC 감축 목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최초 사업재편안 프로젝트인 ‘대산 1호’ 프로젝트를 통해 HD현대케미칼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수 1호’인 여천NCC 통합 최종안을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여수·대산에서만 총 250만톤의 NCC를 감축하며 정부 목표치(연간 370만톤 감축)의 68%가량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주도 구조조정 외에도 양사는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24년 편광필름 사업부를 매각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역삼투압(RO) 멤브레인 필터(수처리 필터, 워터솔루션) 사업을 매각하며 △친환경 △전지·전자소재 △글로벌 신약 △석유화학 고부가 전환 등 4대 성장동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석유화학·첨단소재 부문 대상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최근에는 매각 사업부 관련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인적 쇄신을 통한 조직 슬림화까지 동시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NCC 설비를 줄이고 스페셜티 확대의 일환으로 전남 율촌산업단지 컴파운딩 공장 생산 라인을 현재 11개에서 연말까지 23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전날 이영준 롯데케미칼 총괄대표는 서울 여의도 NH금융타워에서 국내 주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CEO Investor Meeting’를 통해 “기초화학은 선제적 사업재편을 통한 합리화로 경쟁력을 보완하고,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의 4대 성장 축을 탄탄히 쌓아 올려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기능성 컴파운딩 등 첨단소재 외에도, 정밀화학 부문에서 고부가 식의약 소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지소재의 경우 AI용 회로박, 하이엔드 전지박 제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수소에너지 사업은 최근 합작사인 롯데SK에너루트가 두 번째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인 울산하이드로젠파워1호의 상업운전을 개시, 추가 준공을 통해 연말까지 총 80MW(메가와트) 규모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체질 개선은 다소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경우 석화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첨단소재, 정밀화학, 동박 후 스페셜티 중심으로 개편되는데, 이들 사업부문이 안정적인 흑자를 기록한다는 전제 하에 2027년에는 영업이익 5910억원, 영업이익률 4.5%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역시 “미국 ECC(에탄 크래커 단지) 및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설비 통합과 스페셜티 제품 전환이 시급하다”면서 “과거 일본 화학산업도 구조조정 이후 가동률 상승과 수익성 개선 효과를 거둔 바, 이번 변화가 질서 있는 설비 합리화와 고부가 소재 중심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는 산업 재편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