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8일 (1)
미신고 착색유리병에 부당광고까지…‘먹는 알부민’ 제조·유통업체 철퇴

미신고 착색유리병에 부당광고까지…‘먹는 알부민’ 제조·유통업체 철퇴

미신고 유리병 사용 제조·판매 12곳 적발
일반식품 ‘피로회복·알부민 영양제’처럼 광고

승인 2026-04-13 15:56:52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찬종 기자

식품용으로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착색유리병을 사용해 알부민 식품 등을 제조·판매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제조업체뿐 아니라 이들 제품을 유통·판매한 판매업체도 함께 행정처분 절차를 밟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알부민 식품 등 제조 과정에서 식품용으로 수입신고 되지 않은 용기를 사용한 제조·판매업체 12곳을 식품위생법 및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적발 규모는 약 2800만 병, 금액으로는 203억원 상당(공장 출고가 기준)이다. 이 가운데 알부민 식품은 2200만 병, 142억원 규모이며 알부민 외 식품은 600만 병, 61억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다만 식약처는 해당 용기에 대한 기준·규격 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아 현재까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식품용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용기를 사용해 알부민 식품 등 108개 품목을 제조했다. 또 유통전문판매업체 51곳이 이들 제품을 유통·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전문판매업체는 제조업체에 생산을 의뢰한 뒤 자사 상표를 붙여 유통·판매하는 업체를 뜻한다. 

판매업체가 유통한 식품의 위반행위가 제조업체에 의뢰한 제품에서 비롯된 경우 제조업체와 판매업체를 함께 행정처분한다. 제조업체별로 보면 팜텍코리아가 제조한 제품은 경보제약, 보령컨슈머헬스케어, 유한메디카, 대웅생명과학, 제일헬스사이언스, 대원제약, 광동생활건강, 천호엔케어, 일동생활건강, 일양약품, 동국제약, 코웨이, 광동제약, 경남제약 등 다수 업체를 통해 판매됐다. 해당 제품은 64품목, 1200만 병이 출고됐으며, 출고금액은 89억원 규모다.

케이지랩이 제조한 제품은 HLB제약 헬스케어, JW생활건강, 메이준생활건강, 대원제약, 로맨시브 수면연구소 등을 통해 판매됐고, 500만 병, 36억원 상당이 출고됐다.

상아생명과학이 제조한 제품은 휴온스생명과학, 부광약품, 지케이라이프, 보령컨슈머헬스케어, 한솔엔에프씨 등을 통해 유통됐다. 규모는 8개 품목, 200만 병, 24억원 상당이다.

이 밖에도 네추럴웨이 포천 제2공장 제품은 루템바이오가, 화인내추럴 제품은 HLB제약 헬스케어가, 노바렉스 2공장 제품은 에스엘바이오텍이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바이오텍이 제조한 제품은 빅팜, 휴온스생명과학, 부광약품이 판매했고, 바이오션 제품은 청록바이오, 메디바이오랩, 내추얼사이언스를 통해 유통됐다. 삼성네이쳐메이드, 개성상인, 세종바이오팜, 인성제약 등도 이번 점검에서 적발됐다.

일반식품인 ‘알부민 식품’을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처럼 광고해 판매한 업체들도 점검 결과 드러났다. 식약처에 따르면 혈청 알부민은 간 경변 환자 등 치료를 위해 사람 혈액에서 분획·정제한 전문의약품 ‘주사제’인 반면, 난백 알부민은 달걀흰자에서 유래한 식품 단백질에 불과하다. 특히 입으로 섭취하는 알부민은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 흡수되기 때문에 정맥에 직접 주입하는 주사제와 같은 생리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적발된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난백 알부민을 주사제인 혈청 알부민과 혼동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HLB제약 등 9개 업체는 일반식품을 두고 ‘피로회복’, ‘간 기능 유지에 도움’, ‘알부민 영양제’ 등으로 광고해 소비자가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으로 오인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HLB제약 헬스케어는 ‘알부민 인텐시브 골드 329’ 제품을 판매하면서 ‘주요 기능성: 피로회복’, ‘알부민 영양제’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가 해당 방식으로 판매한 규모는 약 18억원에 달한다.

식약처는 이번에 적발된 알부민 식품에 대해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된 제품이 아닌 일반식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고에서 제시한 효능·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소비자들은 부당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달걀흰자에 있는 난백 알부민과 혈액에 있는 알부민은 물리적 특성도, 구조와 모형도 모두 다르다”며 “서로 전혀 다른 단백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의약품으로 사용되는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돼 혈액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역할”이라며 “먹는 알부민은 효과가 없으니 두 알부민을 절대 혼용해 사용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적발된 업체를 관할 기관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관련 게시물들은 접속 차단 조치했다.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은 불법·부당광고의 생성과 확산을 신속히 차단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선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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