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5)
미국 의료계 바꾼 AI…“기록 시간 줄고 환자와 눈맞춤 늘었다”

미국 의료계 바꾼 AI…“기록 시간 줄고 환자와 눈맞춤 늘었다”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 AI로 업무 효율화 추진
이해관계자 조정·개인정보 보호는 과제

승인 2026-04-09 14:37:31
리사 이시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부원장. 이찬종 기자

인공지능(AI)이 전 세계 헬스케어 산업 전반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진료 보조를 넘어 병원 운영과 의료 전달 체계까지 영향을 미치며 의료 구조 전반이 재편되는 흐름이다.

리사 이시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부원장은 9일 대한병원협회가 연 Korea Health Congress 2026에서 ‘헬스케어의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강연에서 리사 이시 부원장은 Johns Hopkins Hospital이 AI를 임상, 연구, 운영 전반에 적용하며 의료 시스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존스홉킨스는 6개 병원과 약 4만 명 규모의 통합 의료체계를 기반으로 AI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병원 중심에서 지역·외래 중심으로 이동하는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운영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장에서 가장 빠르게 적용된 분야는 진료 기록이다.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를 기반으로 기록을 자동 생성하는 기술이 도입되면서 의사들의 문서 작성 시간은 하루 약 2시간 줄었다. 의료진은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시간이 늘었고, 환자 경험도 개선됐다.

리사 이시 부원장은 “AI 도입 이후 문서 작성 부담이 줄고 환자와 대화하는 시간이 늘었다”며 “효율 개선을 넘어 진료 경험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 영역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보험 청구와 심사 과정에 AI를 적용하면서 차트 리뷰 속도가 증가했고, 처리 가능한 사례 수가 늘어나며 병원 운영 효율과 수익 회수 구조에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수술실에서는 영상 기반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수술 과정과 기구 사용, 환자 흐름 등을 데이터로 축적해 수술 효율을 높이고, 향후 의료 사고 예방과 임상 질 관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구 분야에서도 AI 기반 전환이 진행 중이다. 장기간 축적된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면서 연구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효율 개선을 넘어 의료 구조 자체를 바꾸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에서는 AI가 반복 업무를 줄이고 의료진 역할을 재정의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사 이시 부원장은 “AI는 효율 개선 도구가 아니라 의료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AI 도입으로 업무 효율이 높아지면서 인력 구조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형 의료기관일수록 지역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커 이해관계자 조율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와 윤리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환자 데이터뿐 아니라 의료진의 진료 과정과 수술 데이터까지 분석 대상이 확대되면서 관리 기준 마련 필요성이 제기된다.

AI가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지, 단순한 효율 개선에 그칠지도 향후 관건이다. 의료계는 AI가 헬스케어 산업 전반을 재편하는 흐름은 불가피하지만, 그 방향과 속도는 정책과 제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리사 이시 부원장은 “AI 도입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며 “의료진과 조직을 함께 설득하고 끌고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빠르게 도입해야 하지만 동시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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