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환자들이 치료 선택지 부족과 높은 비용 부담, 지역 간 의료 격차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10명 중 7명은 “신약을 더 빨리 사용할 수 있다면 본인부담률 인상도 감수할 수 있다”고 답하며 신약 접근성 개선 필요성도 드러났다.
한국혈액암협회는 ‘다발골수종의 달’을 맞아 실시한 ‘2026 다발골수종 치료 여정 설문조사’ 결과를 7일 발표하고,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 개선과 제도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19일부터 3월15일까지 다발골수종 환자와 보호자 31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조사에선 치료 경험과 신약 접근성, 의료 이용 실태 등이 종합적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 현재 치료 옵션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답한 환자는 15%였다. 불만족 이유로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어서’가 44.7%로 가장 많았고, ‘비용 부담’이 29.8%로 뒤를 이었다.
다발골수종은 환자별 치료 반응 차이가 크고 재발이 잦은 질환인 만큼, 다양한 치료 옵션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실제 응답자의 68.2%는 “환자마다 치료 효과와 부작용이 달라 다양한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64.3%는 “재발이 반복되는 질환 특성상 후속 치료 옵션 확보가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신약 접근성 개선 요구도 높게 나타났다.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면 본인부담률 인상을 수용하겠다는 응답은 72%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10%까지 부담 가능’이 45.2%로 가장 높았고, ‘20%까지 부담 가능’은 12.7%, ‘생명 연장과 직결될 경우 그 이상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응답은 10.8%였다.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신 치료제에 대한 인지도도 높은 수준이었다. 이중항체,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등 신약에 대한 인지도는 86.3%로 집계됐다. 환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는 ‘치료 관련 정보’(38.9%)와 ‘신약 정보’(35.7%)였다.
다만 비용 부담은 여전히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28.3%는 비급여 신약 치료를 권유받고도 높은 비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비급여 치료 시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는 ‘높은 치료비’가 65.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치료 기회 상실에 대한 우려’ 21.3%, ‘치료 선택지 감소에 따른 불안감’ 10.2% 순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 제도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았다. ‘다발골수종 치료 현실이 건강보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45.9%로 가장 높았고, 제도 적절성에 대한 평균 평가는 5점 만점에 2.82점에 그쳤다.
지역 간 의료 격차 문제도 확인됐다. 거주 지역 내 다발골수종 전문 의료진이 충분하다고 느낀 응답자는 38.5%에 불과했다. 의료진 부족을 경험한 응답자 가운데 60.5%는 수도권 병원 등 타 지역으로 이동해 진료를 받는 이른바 ‘원정 진료’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실제 거주지가 서울인 응답자는 39.2%였지만, 주 진료 병원이 서울이라고 답한 비율은 77.1%에 달했다. 이에 따라 환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는 물론 교통비와 체류비 등 추가 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복되는 재발은 환자의 심리적 부담도 키우고 있었다. 재발 경험이 있는 환자(31.9%) 가운데 41.0%는 재발이 반복될수록 치료 효과 지속 기간이 짧아지는 데 큰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재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으로는 ‘정신적·심리적 부담’이 75.0%로, ‘신체적 고통’(72.0%)보다 높게 나타나 정서적 지원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보호자의 부담 역시 상당했다. 보호자의 주요 어려움으로는 ‘간병 시간 부담’과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가 각각 61.9%로 가장 높았고, ‘경제적 부담’도 54.1%를 차지했다.
박정숙 한국혈액암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다발골수종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 어려움과 신약 치료에 대한 높은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환자들이 적시에 치료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속도를 높이고 치료 선택지를 확대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