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본인과 배우자, 장남 명의로 총 82억4102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총재 취임 시 통화정책은 물가 대응과 함께 금융시장 안정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운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2억원 재산 신고…다주택 보유
4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서울 강남구 언주로 동현아파트(전용 84.92㎡·약 15억900만원)와 종로구 신문로 디팰리스 오피스텔(198.108㎡·약 18억원)을 보유한 다주택자로 확인됐다. 아파트는 2014년 7월, 오피스텔은 2024년 7월 각각 취득했다.
금융자산도 상당한 규모다. 본인 명의 예금은 23억6793만원이며, 삼성전자 44주와 LG에너지솔루션 1주 등 915만원 상당의 주식, 영국 국채 3억208만원(15만파운드)을 보유하고 있다. ‘SOL 코리아밸류업TR’ ETF 약 3억392만원도 포함됐다.
배우자 명의로는 미국 일리노이주 소재 아파트(2억8494만원)와 예금 18억5692만원이 신고됐으며, 장남 명의로는 주식 2861만원, 예금 8239만원이 포함됐다. 모친은 고지를 거부했고, 결혼한 장녀는 등록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재산 규모는 2010년 대통령실 국제경제보좌관 재직 당시 공개 재산(22억2351만원)과 비교하면 약 16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신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취임할 경우 금융통화위원회 내 자산 규모는 장용성 위원(124억343만원)에 이어 두 번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 후보자 측은 다주택 상태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오피스텔은 이미 매물로 내놓은 상태이며, 미국 아파트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거시금융 전문가’…정책 무게중심은 어디로
신 후보자는 옥스퍼드대와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등을 지낸 경제학자로, 국제결제은행(BIS) 경제고문 겸 조사국장을 맡아온 글로벌 거시금융 분야 전문가다.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한 이력과 함께,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 시절 거시건전성 정책 설계에 참여한 경험도 갖췄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사청문요청 사유서에서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대한 뛰어난 통찰과 통화정책 등 거시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 그리고 탁월한 국제 감각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신 후보자를 ‘매파적 성향’으로 분류한다. 다만 단순 긴축론자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물가가 기대에 반영되는 순간 통제 비용이 커진다고 보고 선제 대응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반면 공급망 병목이나 유가 상승 등 외부 요인에 따른 물가 상승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갖고 있다. 실제로 국제결제은행(BIS) 브리핑에서 “일시적 공급 충격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교과서적 접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억제해야 할 물가는 선제적으로 대응하되, 외부 요인에 따른 일시적 물가는 관망하는 ‘선별적 대응’이 핵심으로 꼽힌다. 신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실용적 매파’라는 평가에 대해 “매파냐 비둘기파냐 식의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물가 넘어 금융안정까지…정책 범위 확대
이 같은 인식은 정책 수단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 약세 국면에서도 금리만으로 대응하기보다 외환시장 안정과 금융기관 건전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신 후보자는 2010년 청와대 재직 당시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도입 등 거시건전성 정책 설계에 관여한 바 있어 이런 접근에 힘이 실린다.
최근 중동 리스크와 관련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예상된다. 공급 충격이 일시적일 경우 금리 인상 대신 ‘룩스루(look-through, 일시적 영향은 관망)’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온 만큼, 외부 변수에 따른 단기 변동성에는 과도하게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책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신 후보자는 통화정책이 ‘상황 의존적(state-contingent)’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으며, 사전적으로 금리 경로를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향후 한국은행이 특정 정책 경로를 미리 제시하기보다 경제 지표와 금융 여건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식이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